작년 공무원·군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충당부채' 94조원 증가...통계 작성 후 최대폭 증가
국민 1명당 부담액으로 환산하면 1819만원에 달해...실제 부담액은 더 클 것으로 예상
文 정부의 국민 세금을 통한 '공무원 일자리 창출'이 향후 국가 재정 거덜낼 것이란 우려

공무원·군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충당부채가 작년 한 해 동안 94조1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연금충당부채란 공무원·군인에게 향후 지급되는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연금충당부채가 3년 연속 100조원 가깝게 늘면서 지난해 국가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682조원을 기록했다. 이를 국민 1명당 부담액으로 환산하면 1819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임금상승과 근무연수에 따른 승급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 부담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 달성 시 이 금액은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날 수 있어, 국민 세금을 통한 '공무원 일자리 창출'이 향후 국가 재정을 거덜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제표상 부채는 1682조7000억원으로 전년(1555조8000억원) 대비 126조9000억원(8.2%) 증가했다. 이 중 연금충당부채는 전년보다 94조1000억원 증가한 93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정부 재정 흑자 규모는 전년도와 비교해 7조1000억원이 늘었다.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 세수와 공무원에 지급되는 금액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 캡처

정부가 확정한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국가부채 중 연금충당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74.2%에 달했다. 

국가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연금충당부채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659조9000억원), 2016년(752조6000억원), 2017년(845조8000억원), 2018년(939조9000억원)으로 최근 3년간 90조원 이상씩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인구(5160만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금액은 1819만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1642만원)와 비교해 150만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나아가 납세자로 부담 대상을 한정한다면 이 금액은 크게 늘어나 실제 부담 규모는 더 클 것이란 추측이다.

반면 지난해 나라 곳간엔 돈이 넘쳤다. 경기가 침체하는 국면 속에서도 수출이 그나마 버텨주어 세수가 증대했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전년도와 비교해 7조1000억원 늘면서 31조2000억원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이 부담해야할 공무원 연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세금 거두기'는 호황을 맞은 것이다.

이는 또한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의 재정건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입을 늘린 데에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 경상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2013~2015년 0.7~0.8% 수준이었지만, 2016년(1.7%), 2017년(1.5%), 2018년(1.8%)로 증가,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정부의 경상GDP 대비 세입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민간에서 유통되는 소비·투자 등은 약화된다. 민간에서 굴러가야 할 자금들이 세금을 통해 정부 곳간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매년 100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공무원과 군인연금 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급자들이 낸 보험료에 비해 연금을 많이 타가는 구조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물가인상을 고려하지 않은 세금 부과를 꼽으며 "우리나라 세법에 따르면 실질임금은 정체되거나 마이너스로 실제 임금이 오르지 않았는데 세금은 올라가는 구조"라고 설명, "소득세나 4대 보험 등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임금을 고려한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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