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중국 본토로의 범죄인 인도 반대'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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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4.02 10:48:17
  • 최종수정 2019.04.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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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명 시위대 "정치범 탄압 등에 악용될 것"
SCMP기사 캡처 [연합뉴스 제공]
SCMP기사 캡처 [연합뉴스 제공]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로의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이 정치범 탄압 등에 악용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도심에서 열렸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도심 애드머럴티 등에서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 주도로 벌어진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만2,000여 명, 경찰 추산 5,200여 명이 나왔다.

이들은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 행진을 했으며, 시위대 일부는 항의의 표시로 정부청사에 빵을 던지기도 했다.

이 시위는 5만여 명이 참가한 지난해 7월 1일 민주화 요구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한 홍콩인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피했으나, 홍콩과 대만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이를 송환하지 못하자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중국,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살인, 밀수, 탈세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홍콩 정부가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홍콩 야당 등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일부 친중파 정치인과 주홍콩 미국상공회의소 등도 "경제 자유를 보장하면서 국제 금융 도시로 성장한 홍콩의 명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이 법규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대만 정부는 홍콩 정부가 이 법안을 강행할 경우 홍콩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탈세 등 9가지 경제범죄는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홍콩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살 딸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크리미 라우는 "미래에 내 딸이 중국 본토로 보내질 수 있다면 내 딸의 자유와 권리는 침해되고 말 것"이라며 "램윙키의 사례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램윙키는 지난 2015년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서적을 판매했다가 중국 당국에 끌려가 8개월 동안 구금된 서점 주인이다.

램윙키는 전날 시위에 참여해 "앞으로 나와 같은 홍콩 시민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겠느냐"며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나는 반드시 홍콩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는 정치와 무관해 보이는 형사고발 등을 통해 인권운동가나 정치범을 탄압한다"며 이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홍콩 정부는 정치적 이유로 범죄인을 인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범죄인 인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국가안보 등에 관련된 사건은 공개심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은 중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여기에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반체제인사 탄압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작용했다.

홍콩 정부가 마련한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3일부터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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