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3위→1년 새 19위로 추락...정작 정부는 위기 인식 못한다는 지적
각국 기관들, "올해 한국 경제 더 어렵다" 경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경제 성장률 순위가 1년 전보다 여섯 단계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버팀목이었던 수출까지 부진을 겪고 있어 국제 순위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1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2.67%로 36개 OECD 회원국 중 19위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소수점 아래 2번째 자리까지 비교한 순위다. 우리나라는 아일랜드(6.65%), 폴란드(5.10%), 헝가리(4.94%) 등에도 밀렸다. 칠레와 터키, 이스라엘, 아이슬랜드 등의 연간 성장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발표된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를 앞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17년 13위에서 무려 여섯 단계나 하락한 순위다. 지난 2010년에는 무려 2위까지 기록했지만 2011년과 2012년 10위, 2013년 7위, 2014년 8위, 2015년 16위, 2016년 11위까지 매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 성장률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정부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 지표가 참혹할 정도로 성적표가 비참하다’는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작년 경제 성장률 2.7%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결코 낮은 숫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국제 순위가 여섯 단계나 하락한 상황에서 단순히 미국과 일본 등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오판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한국 경제의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세계 경제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줄었고, 이는 4개월 연속 감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1일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5%대였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연구원은 “국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이것이 동남아시아 국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쳐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 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당초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6일 국회서 열린 간담회서 “세계경제의 하락세가 우리 생각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올해 2.6% 성장할 것이라고 지난해 전망했는데, 이보다 조금 낮은 성장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OECD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봤지만 이달 초 0.2%포인트 낮춘 2.6%로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지만 최근 2.1%로 낮췄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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