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용인·의정부·평택과 인천 서구 등에서 미분양물량 대거 발생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이 침체와 함께 얼어붙은 매수심리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월 경기 시흥·용인·의정부·평택과 인천 서구등에서 민간 일반분양 청약에서 미분양물량이 대거 발생했다.

특히 인천의 아파트청약에서 모집한 2634가구 일반분양(특별공급 제외)의 1순위 경쟁률은 0.12대1에 그쳐 2107가구가 미달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여졌다. 현재까지 공급 물량의 무려 80%인 210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2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부평구 지역의 지웰에스테이트도 미달했으며, 지난 1월 말 분양한 서울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역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광진 그랜드파크엔 전체 730명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1706명이 지원, 2.34대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평택의 뉴비전엘크루도 총 1391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 모집에 42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고 2순위 청약에서도 무려 1321가구가 미분양인 채 청약이 마감됐다. 

경기 시흥의 월곶역 부성파인하버뷰도 293가구 1순위 모집에 59명이 지원, 경쟁률은 0.2대1에 그쳐 절반 이상인 188가구가 미달됐다. 경기 용인의 e편한세상 파크카운티는 74가구를 분양했지만 1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처럼 수도권의 청약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최근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아파트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정부의 잇따른 초강력 부동산규제정책의 영향으로 거래절벽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매수심리는 얼어붙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 청약 규제 등도 강화되면서 서울과 인접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4~5월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9만5734가구에 달하며, 이는 올해 총 분양물량인 29만4773가구 가운데 32.5%를 차지한다. 업계에선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져 청약미달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약을 넣었다가 중도금이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는 해약자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분양한 동대문의 아파트는 최고 경쟁률이 280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60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소위 '로또 아파트'라 불리는 9억원 초과 주택은 정부 대출 규제 여파로 중도금 대출이 중단된 상황에서 미계약 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곳엔 청약 경쟁률이 높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사태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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