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
윤도한 靑 국민소통수석 "조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제기"
"최 후보자 경우에도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左),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左),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후보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2기 개각 장관 후보자 7명 중 2명이 낙마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공식적으로 7명 전원 낙마를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추가 낙마자가 나올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조동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자격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문 대통령은 오늘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의 해외 부실학회 참석의 경우 본인이 밝히지 않고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 사전에 확인했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후보 지명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그러면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최 후보자의 경우에도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최정호 후보자는 같은날 국토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국가연구비로 아들들이 유학 중인 미국 도시를 7차례 다녀온 사실 등이 드러나 의혹에 휩싸였다. 여기에 더해 청문회 뒤 지난 2017년 12월 대표적 해적 학술단체로 꼽히는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OMICS International)와 관련된 학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오믹스는 정상적인 논문 출판문화를 해치고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 공식 제소됐다. 국내에선 지난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믹스, '와셋(WASET)'등 부실 학술단체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각각 주최한 학술대회 참가 실태를 조사해 1317명의 국내 연구자가 1578회 참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후 '꼼수증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 아파트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 등 아파트 2채와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을 갖고 있다가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 딸 부부에게 증여하고 월세로 거주 중인 상태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다주택 보유를 범죄시하며 국민들에게 집을 팔 것을 종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에 있을 당시부터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5일 열린 청문회에서도 최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고액 대출'을 바탕으로 한 26억원 상당의 재개발 지역 건물 매입 의혹이 겹치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고 결국 자진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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