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한국사 수험서에 실려 논란을 일으킨 사진.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사 수험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을 이용해 논란이 인 교학사가 한국사 관련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노무현재단의 고발 언급 3일 만이다.

교학사는 29일 오후 홈페이지에 2차 사과문을 올리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이 게재된 점,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과 노무현재단,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사건을 무마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쇄신의 기회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더욱 철저한 점검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동시에 한국사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일절 중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교학사 출판물 논란은 지난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교학사가 발간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최신기본서’ 특정 페이지에는 과거 방영된 TV 드라마 ‘추노’ 출연자 얼굴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담겨 있다. 교학사 측은 논란이 벌어진 당일 즉각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사진은)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출판물은 지난해 8월 출판돼 약 3,000부 가량 인쇄됐다고 한다. 교학사 측은 책의 전량 회수와 폐기, 해당 직원 문책 대책 등도 사과문에 담은 바 있다.

사건 발생 5일 뒤 노무현재단은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사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며 민형사상 고발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 = 교학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 = 교학사 홈페이지 캡처)

현재 교학사는 사고 경위를 자세히 파악하면서, 해당 부서 책임자에 대해 1차 징계 조처를 내린 상황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합성사진을 사용한 교학사 직원은 수년간 한국사 교재를 담당해온 역사팀 팀장인데,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노무현재단 등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병태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는 28일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나라 출판사는 다 영세기업이다. 그런 영세기업이 금전적 손해를 감내하며 실수를 인정하고 시정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사과했다”며 “그런데 정치권력 주위의, 그것도 종교적으로 성역화된 노무현의 신도들이 서슬 퍼렇게 집단소송과 고발로 협박하고 있다. 살벌한 세상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노무현이 그렇게 사랑했다는 보통 사람, 그 직원은 지금 회사 안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봤나. 김일성 사진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북한과 뭐가 다른가”라고도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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