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 출신 김의겸, '부동산 투기 의혹'에 '官舍 재테크' 파문까지 확산되면서 전격사퇴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등 마지막까지 변명-농담
한국당 "사의 표명으로 끝날 문제 아냐...참모 관리 제대로 못한 文대통령은 즉각 대국민 사과하라"
바미당 "떠나면서도 가정탓, 아내탓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치졸하다"

재개발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재개발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재개발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작년 7월 25억7000만원 상당의 서울 동작구 흑석동 소재 건물을 구입한 것을 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더 이상 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대변인은 흑석동 건물을 매입하기 전 자신의 4억8000만원에 달하는 서울 종로구 옥인동 전세를 뺐고, 이에 앞서 청와대 직원들을 위한 청운동 관사에 입주해 '관사 재테크'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이 구입한 건물은 살림집이 딸린 2층 상가 건물로 김 대변인이 10억원 은행 대출 등을 동원해 청와대 퇴직후 월세를 받아 살 수 있는 '노후 대비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매입한 건물 가치는 김 대변인의 전체 재산(14억1038만원)의 두 배에 가깝다.

김 대변인은 28일 전년대비 1억9779만원이 증가한 총 14억 103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반면 채무는 16억4579만원에 달해 한해 전 '0원'이었던 것에 비해 급변했다. 배우자 명의로 KB국민은행에서 10억2079만원, 역시 배우자 명의 사인간채무로 3억6000만원을 마련했다. 2억6500만원은 전세보증금 채무였다.

전세보증금을 제외하면 김 대변인이 이자를 내야 하는 채무만 13억8079만원이다. 지난해 은행 대출 최저금리가 연 4% 내외 선이었음을 고려해봐도 연이자 5523만원에 해당해 월 400만원대를 빚 갚는 데 써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연 5523만원은 김 대변인의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1급 공무원의 월급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매입한 주상복합이 재개발 지역인 '흑석9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450만원 이상 이자를 매달 내면서 주거 목적, 혹은 노후 대비용으로 산 게 맞냐는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흑석9구역은 고급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돌이켜보면 나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며 "농담이었다. 평소 여러분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고 했다.

한국당은 김 대변인의 사의 표명을 두고 이날 민경욱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사의 표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참모 관리를 제대로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와 같은 사례가 또 있는지 전수조사 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역시 김정화 대변인의 구두 논평에서 "김의겸 대변인의 올인 투기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공직자 윤리에 어긋나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떠나면서도 가정탓, 아내탓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단독'을 내걸고 2016년 9월 20일 <대기업돈 299억 걷은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해당 기사는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최순실이 다닌 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혔다는 내용의 기사로, 가짜 태블릿 PC 논란을 야기한 JTBC의 '최순실PC' 최초보도보다 한 달 먼저 나온 기사다.

'마사지'란 단어를 제목으로 앞세워 스포츠와는 전혀 상관없는 함량 미달의 '마사지업소 주인', '최순실의 마사지사'를 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힌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보도로 김 대변인은 좌파들의 '스타'가 됐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 눈에 들어 청와대 대변인 자리까지 올라섰던 것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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