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군포로 왜곡 전시전을 열어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건물 입구에 있던 표석을 최근 치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표석이었다. 박물관이 문재인 정부의 친북(친북) 제스처와 전 정부 인물 축출 등 소위 ‘적폐청산’ 행보에 발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따르면, 표석 철거는 안전상 문제로 이뤄졌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3.1운동 100주년 특별전이 개막한 뒤 일일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박물관 측은 한 언론에 “안전상 문제 등이 제기돼 표석을 수장고(6층)로 옮겼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012년 12월, 즉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직전 개관했다. 주한 미대사관 옆 옛 문화부 청사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는데,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건립을 지시한 바 있다. 표석에도 ‘이천십이년십이월이십육일 대통령 이명박’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역사를 함께한 셈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왜곡 전시와 ‘역사 바꾸기’ 동조를 비판해온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인 물망초 박선영 이사장은 29일 펜앤드마이크와 통화에서 “표석을 치우는 것에는 정치적인 사안에 역사를 이용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인식이 들어있다”며 “5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에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지우려고 해도 그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역사에 죄만 쌓아가는 어리석은 (문재인) 정권은 그 행보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장고에 보관 중인 표석의 향후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박물관 측은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건립 의지를 밝힌 뒤 박물관이 만들어졌다는 설립 취지문이 입구에 남아 있다”며 표석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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