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국회 앞 1만여명 모여 집회...경찰 넘어뜨리고 폴리스라인 부수며 공권력 유린
노동법은 개악 치부하며 촛불정신 운운..."정부와 자본의 총공격에는 총반격만 있을 뿐"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민노총이 국회 앞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중 몇몇 강성 시위자는 안전상 배치된 경찰 병력을 잡아끌어 넘어뜨리고, 경찰 장비를 훼손하기도 했다.

민노총은 27일 오후 3시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제주영리병원 저지, 산업정책 일방강행 저지 등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창출에 대한 청구권을 적극적으로 내미는 셈이다.

당초 민노총은 국회 전체를 둘러싸는 행진을 계획했지만, 경찰은 의사당 앞 8개 차로 중 4개 차로만 집회 장소로 허용했다. 교통혼잡을 우려한 조치였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국회 외곽에 157개 중대와 1만 2,000명의 경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집회 1시간가량이 지나자, 일부 강성 시위자들이 8개 차로 전부를 점거하며 몇몇 차량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들은 “국회로 돌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을 부수기도 했다.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자와 경찰 가운데 몸싸움이 벌어졌고, 몇몇 경찰들은 시위대에 붙잡혀 땅바닥에 엎드리거나 나뒹구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 측은 “질서유지선을 지켜달라” “불법 집회를 멈추라”며 방송했지만 소용없었다. 집회를 포착한 어떤 사진에서는 현장에 서 있던 경찰관이 시위대에 끌려가거나 둘러싸여 도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도 담겼다. 어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펜스에 줄을 매달아 넘어뜨리기도 했다. 경찰 방송에도 통제되지 않던 민노총 시위대는 지도부 방송이 있고 나서야 물러섰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설치한 펜스를 끌어당기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설치한 펜스를 끌어당기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민노총은 집회 전날(26일) 보도자료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불평등과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불 지르면서 불 끄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과 약속에 기대와 희망을 가졌던 이유”라고 했다. 그런데 장동규 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개혁안을 신속히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해서 절망했다. 이는 촛불정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다. 시위대에서도 이에 맞춰 “노동개악 강행하는 더불어한국당 박살내자” “노동개악 들러리 경사노위 박살내자” 구호를 외쳤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도 이날 “민주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 없는 노동법 개악 강행을 2500만 노동자에 대한 총공격으로 간주하겠다. 정부와 자본의 총공격에는 총반격만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에는 전체 근로자 중 극소수의 기득권 근로자만이 속해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집회는 비판 여론과 내부 결집 요구에 직면한 민노총이 올 초부터 준비한 집회다. 다만 이같이 공권력을 무시하는 민노총의 행보가 이어지면서, 민노총 집회로 정권을 잡았다는 평가까지 받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경찰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경찰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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