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北 '김씨 일가 장자' 김한솔 보호하는 듯
전문가 “美 CIA의 지원 받는 에이전트의 작업으로 추정”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지난달 22일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계되어 있음을 확인했다.자유조선은 26일 오후(세계표준시 UTC 기준) 홈페이지에 올린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일은) 습격(attack)이 아니었다"며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responded)했던 것뿐"이라며 대사관 침입을 인정했다(자유조선 홈페이지 캡처).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지난달 22일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계되어 있음을 확인했다.자유조선은 26일 오후(세계표준시 UTC 기준) 홈페이지에 올린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일은) 습격(attack)이 아니었다"며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responded)했던 것뿐"이라며 대사관 침입을 인정했다(자유조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임시 정부를 주장하는 자유조선은 26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이 자신이 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사관 습격으로 취득한 중요 정보는 미국 FBI의 요청에 따라 FBI와 공유했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고 주장하는 단체로 옛 이름은 ‘천리마 민방위’다.

자유조선은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영문으로 된 글을 올리고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에서 취득한 거대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 특정 정보는 상호 기밀을 지킨다는 조건 아래 미국의 FBI와 공유했다”며 “이 정보는 자발적으로 공유됐으며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는 괴한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4시간 동안 억류한 뒤 컴퓨터와 전화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 등은 스페인 고등법원은 이날 당시 스페인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이 중에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사건 발생 후 수일이 지난 2월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미국 FBI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는 침입자 10명 중 최소 2명이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조선은 “우리는 대사관에 초대받았고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어느 누구에게도 재갈을 물리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주재국 스페인에 대한 존중으로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일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행동에 대해 관여하거나 알고 있는 정부는 없었다”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유조선은 이날 올린 글에서 “북한정권의 대사관들과 사무소들은 불법 마약과 무기 밀매의 허브이자, 체계적으로 반인도 범죄를 저지르는 전체주의 정권의 선전선동을 퍼뜨리기 위한 매개체”라며 “또한 북한의 대사관들은 전 세계 사이버 공격과 절도, 암살, 납치, 북한 대사관 가족들을 포함해 인질 잡이의 발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북한정권이 정상적인 정부인양 하는 허구의 몸짓은 중단돼야 한다”며 “북한정권은 한 마디로 말해 거대한 범죄조직”이라고 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이 사건이 미국 CIA의 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유 원장은 “스페인 대사관 침투해 기밀을 빼내는 공작을 하려면 최소한 훈련되고 숙달된 사람이 하는 것이지 일반 탈북민 몇 명이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천리마 민방위나 또는 자유조선처럼 유동 아이피를 사용해서 아이피 추적을 막고 이드륨이라는 가상화폐를 통해서 모금활동을 하는 것은 프로들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대사관 습격 사건에는) 특정국가의 기관 특히 미국의 CIA의 지원을 받는 에이전트가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 원장은 "특히 이번 사건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직전에 벌어졌던 것은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게 일종의 압박을 가해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조선이 미 FBI와 공조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지난 2017년 극비리에 추진된 김한솔 구출 작전에 CIA와 FBI 등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김한솔은 북한 김일성의 4대 종손이다. 아버지인 김정남이 일찍이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김씨 일가의 적장자로 김정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정은 타도를 목표를 하는 자유조선에게 김한솔의 존재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 대북 소식통은 국내 일간지에 “북한의 공안, 정보 기관 출신 탈북자들 중 미국이나 유럽 등에 나가 사는 사람이 적잖다”며 “이들이 미 FBI 등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탈북 후에도 평양 정권 내부에 접선망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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