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나즈 에스판디아리의 트위터 캡처"이 두 여성은 많은 이란인들에게 영웅으로 여겨지며 무려 40년 동안이나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는 히잡의 강요에 대해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골나즈 에스판디아리의 트위터 캡처
"무려 40년 동안이나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는 히잡의 강요에 대해 이 두 여성은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란인들에게 영웅으로 여겨지고 있다"

젊은 이란 여성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히잡을 벗고 시위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소수이긴하지만 여성들이 테헤란 곳곳에서 의도적으로 히잡을 벗고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로하니 정권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가 확산될 때부터 조짐을 보였다.

이 같은 시위의 출발은 31세의 비다 모바헤드(Vida Movahed)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12월 히잡을 벗고 이란 수도 중심부의 엔 헬라브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 올라 45분 동안 시위하다 결국 경찰에 연행되어 1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많은 이란인들이 자신의 SNS상에 모바헤드가 시위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유했으며 '엔 할라브의 소녀' (the girl of Enghelab Street)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퍼져나갔다.

Vida Movahed가 히잡을 벗고 시위하는 모습이 '엔 헬라브의 소녀'라는 제목으로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
Vida Movahed가 히잡을 벗고 시위하는 모습이 '엔 헬라브의 소녀'라는 제목으로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

그 후 나게스 호세이니라는 여성이 두 번째로 29일 히잡을 벗고 시위에 나선 후 체포되자 30일엔 최소 6명의 여성들이 反히잡 시위에 동참했다.

1979년 혁명 이후 이란법은 공공장소에서 머리에 베일을 쓰지 않는 경우, 최대 2개월의 징역형이나 50만 리알(13.5달러)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을 만들며 여성에게 히잡의 착용을 강요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많은 여성들은 이를 엄격하게 지켜오고 있진 않았지만 최근 특히 젊은 여성층들을 중심으로 SNS을 통해 히잡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의 여성들이 히잡에 대한 반발심은 2014년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란 여성들은 히잡을 벗고 사진을 찍었으며 그 모습이 SNS상에 나타나 유포되기 시작했다.

2014년 5월엔 젊은 남녀들이 미국의 유명 가수인 퍼렐의 'Happy'라는 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찍어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다. 그들은 체포돼고 자신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뉘우친 후에야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이란의 여성들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엔 마시 알리네자드(Masih Alinejad)라는 여성이 SNS상에서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은 사진을 올리자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강제적인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취지로 하얀 스카프를 머리에 썼다가 푸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알리 자드 총리는 공식적으로 "강제적인 히잡의 착용은 이란 여성에 대한 억압의 상징이다. 히잡의 거부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이며 평등을 향한 첫 걸음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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