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문건에 "김영철, 北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폭침-연평도포격-지뢰도발 모두에 연루"
"北 대표적 강경파…김정일-김정은 대표 측근세력" 등도 추가돼
김중로 "軍은 '北소행' 확인해놓고도 北과 음모론자들에 왜 항의 못하나"

북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을 지낼 당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군(軍)당국 내에서도 지목하고 있는 인물.(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 국방부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북한 소행은 맞다"면서도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연루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어왔으나, 이미 내부적으로 김영철을 천안함 사건 주범으로 특정하고도 쉬쉬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27일 제기됐다.

예비역 준장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초선)이 최근 공개한 군 정보 당국의 '북한 주요 인사 인물 정보'에 따르면, 군은 김영철에 대한 종합 의견으로 "북한의 정보정찰감시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DMZ(비무장지대) 지뢰 및 화력 도발 등 모든 도발에 연루되어 있는 인물"이라고 특정했다.

또한 "북한에서 대표적 강경성향의 인물이며 다수의 대남(對南) 협상 테이블에서도 회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김정일·김정은의 대표적 측근 세력"이라는 정보 판단도 추가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중로 의원은 "국방부가 정보 판단을 통해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임을 내부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문건에는 김영철에 대한 구체적인 신체적 특징도 담겼다. 김영철의 체중은 61~70㎏ 사이이며, 신장은 166~170㎝, 피부색은 보통의 황색인 것으로 설명됐다.

국방부는 현 정권 들어 김영철의 천안함 폭침 연루 의혹 인정과 언급을 꺼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4월 김영철이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운운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반응했다.

이는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이 그 한달 전(지난해 3월) 국회에서 "천안함을 폭침한 잠수정은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밝힌 것과도 대조된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이 김영철이었다는 점에서 송영무 전 장관은 적어도 김영철 소행임을 인정한 것이었다. 

김 의원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우리 군이 명확히 확인해 놓고도 북한과 음모론자들에게 왜 당당하게 항의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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