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보훈처장"평화-번영 이야기하고 있는데 北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 수여 검토하지 말라는 것은..."
"물론 北과 6.25 전쟁 치렀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해방 후 월북해 북한 최고위직을 지낸 의열단장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 여부를 두고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피우진 처장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약산 김원봉 선생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서훈할 것인가'라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서훈 수여)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정태옥 의원은 "김일성도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했는데 (김원봉을 서훈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면 김일성도 훈장을 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피 처장은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 수여를)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북한과 6.25 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그동안 김원봉에 대해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현행 심사기준에 따라 서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김원봉 서훈 여부를 일축해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기준을 바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친 독립유공자 선정 의혹과 관련해 이날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보훈처의 직권남용과 유공자 심사과정에서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포상 특혜 의혹, 산하기관장 사퇴 종용 의혹 등으로 지난 5일 보훈단체 회원 21만 명이 청와대에 피 처장 파면 탄원서를 제출했을 만큼 이미 대한민국의 보훈정책을 이끌어 갈 수장으로서의 신뢰와 자격을 잃었다. 우리나라 보훈행정의 미래와 본인의 명예를 생각해서 스스로 용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