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제공]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제공]

중국 외교부가 한반도 미세먼지 책임에 또 ‘오리발’을 내밀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언론에서 한국 공기 질이 나쁜 건 보일러와 관련 있다”며 “겨울은 보일러를 많이 사용하는 시기이므로 한국 미세먼지 책임을 중국에 물을 수 없다는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국 공기 전문가 태도가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공기 오염이 한국에 영향을 주는지는 중국 환경 부문과 전문가가 이미 매우 전문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했다”고 답했다.

겅솽 대변인이 언급한 내용은 최근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이 발언한 내용과 관련돼 있다. 그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 출연해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 정부 발표는 과거 통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로 신뢰할 수 없다”라며 “검증되지 않은 해외 유입 미세먼지보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요인부터 줄여나가야 한다” 등으로 발언했다.

겅솽 대변인은 한·중 환경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과거 한국·일본과의 환경협력 등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온 전력은 언급하지 않으며 “(미세먼지 문제 관련 연구협력 등은)양국 협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중협력센터 건설과 한·중 공기 질 연구팀 구성 내용 등을 소개했다. 이어 “중국은 ‘푸른 하늘 지키기’ 작전을 펴고 있다. 한국과 함께 대기 부문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양국 환경을 개선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공헌하기를 원한다”고도 덧붙였다.

당초 중국 정부는 이달초 유엔환경계획(UNEP)에는 “베이징의 대기질이 개선됐다고 했지만,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생태환경부 발표를 재분석해 “올 1~2월 중국 징진지(수도권) 지역 대기질은 지난해 대비 악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미세먼지 책임은 여러 차례 이어져왔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고, 지난 7일에는 “(미세먼지 원인이)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것인지, 전문가에 의해 뒷받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미세먼지 원인은 매우 복잡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런 중국 입장에,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적극적인 항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14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역대 최악’을 기록하기 전인 지난달에 중국에 가 세 가지 대안을 전했었다’는 식의 면피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내세운 ‘중국과 미세먼지 사안을 정상급 의제로 체결하는 안’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조명래 환경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은 ▲중국과의 인공강우 연구 ▲추가경정 예산 5,000원을 투입해 한국형 야외 공기 정화기 설치 ▲북한발 미세먼지 측정을 위한 DMZ 내 측정기 설치(이를 위한 북한과의 접촉) ▲노후 경유차 퇴출 등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