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쇼크' 현실화할 듯...내달 5일 잠정실적 발표 앞두고 이례적으로 예상실적 사전공시
“메모리 반도체와 LCD 패널 예상보다 부진”...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 추락 전망도 나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비상경영 돌입...반도체 업황 비관론 짙어져

 

삼성전자는 26일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사업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시(公示)했다. 삼성전자가 분기실적(잠정) 발표(1분기 실적 발표는 4월 5일 예정)를 앞두고 사전에 의견을 낸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실적을 사전공시한 것은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실제보다 높게 형성되자 시장 충격을 줄이려 자율 공시를 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수출 하락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수출 선도기업의 전망이어서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7조9800억 원)를 크게 밑도는 6조 원대로 주저앉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초 증권가는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2016년 3분기(5조2000억 원) 이후 처음으로 9조 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 폭은 예상보다 확대됐다. 또 고가의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대형 고객사의 수요가 감소하고,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은 악화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1분기 실적 악화가 시장 추정치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 수요 약세 속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제품인 서버D램 마저 가격이 20% 이상 떨어졌다. ‘큰손’인 데이터센터 등 대형 고객사들이 계약을 미루며 재고가 급격히 늘어나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반도체 시황이 불투명해 실적 저점조차 가늠하기 힘든 만큼 반도체 실적 반등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2019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힘들겠지만, 하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했으나 최근 들어 “메모리 가격 반등 시점 예측이 엇갈려 아직은 회복 시점이 언제라고 단정하긴 이른 것 같다”며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예상 실적 설명 자료를 내자 반도체 업황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면서 쌓여가는 반도체 재고를 쉽게 털어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로 낸드플래시와 D램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만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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