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스페인 北대사관, 암호 해독용 ‘변신용 컴퓨터’ 강탈당한 듯”
태영호 “스페인 北대사관, 암호 해독용 ‘변신용 컴퓨터’ 강탈당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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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3.25 11:15:50
  • 최종수정 2019.03.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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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25일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에서 북한이 핵심 암호 해독용 프로그램이 담긴 ‘변신용 컴퓨터’를 도난당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신용 컴퓨터’는 평양과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장비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세계가 스페인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에 대하여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도 북한이 한달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침입자들이 북한대사관의 핵심기밀사항인 ‘변신용 컴퓨터’를 강탈하지 않았는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감금됐었다. 당시 스페인 경찰은 “대사관의 컴퓨터 등 정보 기기가 도난당했고 직원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이 사건의 배후는 2017년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은 습격 당시 확보한 북한 관련 정보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사람의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 바로 평양과 대사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변신용 컴퓨터”라며 “북한의 특수 암호 기술은 그 어느 서방정보기관도 풀 수 없다는 ‘항일발치산식’”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항인발치산식’은 중국공산당이 항일투쟁 때 발명한 것으로 공산당 본부에서 지방 당 조직이나 국민당 통제 지역 공산당 조직에 지시를 내려보낼 때 사전에 여러 소설들을 먼저 보내준 다음 후에 암호문을 보내면서 암호전문마다 서로 다른 소설의 페이지와 단락에 기초해 해독하는 방식이다.

태 전 공사는 “이는 수학식으로 되어 있는 서방식 암호작성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며 “그 암호프로그램이 담겨져 있는 컴퓨터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넘어갔다면 북한으로서도 큰 일”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 원천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북한소설들을 다 없애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사이에 암호통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 외교관이라면 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하여 변신용 컴퓨터를 강탈하려 했다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저지시켰어야 했는데 그것을 빼앗겼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 언론들이 이번 침입 사건을 통해 해외 정보당국이 매우 가치 있는 ‘보물’을 얻었다고 보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수 있다”며 “이번에 북한이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전략을 정립하면서 중국, 러시아, 뉴욕 주재 대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이었는데 그 이유도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과 관련되었을 수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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