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서울시의원, 107명 중 야당 의원 6명 뿐인 서울시의회서 임기 중 첫 토론회 열어
독립운동, 세 가지 길 있었지만 외교투쟁・실력양성 노선이 건국에 주도적 역할
文정부, 대한민국 없애려던 무장투쟁 노선자들만 치켜세워...건국자들은 친일(親日) 매도
조선은 외교 실패로 망해...이승만, 세계 주류 세력과 동맹 맺어야 한다는 생각 해 오늘날 대한민국 낳아
現 교과서, 김성수 등 실력양성 노선 지도자 저평가...처벌해야 한다는 친일 범위도 넓어져
文 ‘역사 바꾸기’ 행보, 연방제 통일과 연관돼 있을 수 있어...통일 정국서 주도권 北에 넘어갈 수도

“대한민국 건국은 실력양성, 외교투쟁 독립운동가들이 주도했고, 그 대열 맨 앞줄에는 우남 이승만과 인촌 김성수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실질적으로 건국과 독립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많은 수가 공산주의 사상을 가졌던 무장투쟁 노선 인사들만 챙기고 있다. 다른 두 노선의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친일로 매도됐다”

“왜곡된 교육으로 진지를 차곡차곡 쌓아 연방제 개헌, 통일이라는 고지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여명 서울시의원이 임기 중 처음 주관한 '독립운동이 세 가지 길' 토론회 토론자들. (사진 =김종형 기자)

문재인 정부의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 부정과, 좌편향적인 역사 바꾸기 행보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임기 중 처음 주관하는 ‘1호 토론회’로, 대학가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실패를 비판해온 한국대학생포럼도 여 시의원과 공동 주관했다.

23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에서 열린 ‘독립운동의 세 가지 길’ 토론회 참석자들은, 독립운동의 세 가지 길을 ▲만주 등을 중심으로 일본군이나 경찰, 행정인물 등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던 무장투쟁 노선 ▲교육, 학술, 언론 등의 역량을 키워 장차 다가올 독립에 대비하자던 실력양성 노선 ▲이승만으로 대표되는 미국에서의 외교독립 노선 세 가지로 분류했다. 토론회에는 여 시의원을 비롯한 5명의 토론자와 7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文 정부, 대한민국 없애려던 사람들을 독립유공자로 기리겠다고 해...건국자들은 親日 매도

발제를 맡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 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하 이승만)과 인촌 김성수(이하 김성수)가 현재까지 받아온 평가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무장투쟁 노선을 택한 사람들만을 기리려는 목적이 엿보이지만, 이 노선의 독립운동가들은 대부분 공산주의 사상을 가지고 북한 건국에 기여했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을 없애려던 사람들을 독립유공자로 기리겠다고 할 수는 없다”며 “실제 북한 건국에 주도적 활동을 한 김원봉을 미화하는 드라마 등이 나오고 있다. 김원봉은 무장투쟁은 했지만 대한민국 건국 유공자, 독립 유공자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 =김종형 기자)

류 교수는 축사를 맡은 주대환 선생의 글을 인용하며 “인촌은 대한민국 건국 당시 조직과 자금을 다 댄 사람이다. 3.1운동은 손병희 선생이 조직과 자금을 댔다면 대한민국 건국 자금은 김성수가 다 댄 것”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1962년에 추서된 건국훈장을 박탈하고, 고려대 앞길 이름을 인촌로에서 고려대로 바꾼다고, 명패를 바꿔 달고서는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그 관료들의 건국인 친일 매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朝鮮, 외교 실패로 망해...이승만, 세계 주류 세력과 동맹 맺어야 한다는 생각 해 오늘날 대한민국 낳아

첫 토론자로 나선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는 이승만이 선택한 외교독립 노선이 왜 대한민국 건국에 가장 큰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 만주 등에서 중국군 일부로 활동했던 광복군이 가장 많았을 때인 1945년 6월의 수는 682명이었지만, 같은 기간 일본군은 720만명이었다. 상식적으로 무장투쟁으로 독립을 이뤄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조선이 멸망했던 것은 무능했던 이조 왕조가 외교 동맹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다. 외교와 동맹이라는 것은 한 나라를 망하게도, 흥하게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사진 =김종형 기자)

김 대기자는 발제문 구성만을 쫓지 않고, 즉흥적으로 이조 말 외교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주류 세력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낳은 사람은 이승만이 유일하다. 이승만이라는 사람이 세계 패권을 쥐고 있던 미국과 동맹을 체결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나온 것”이라며 “이승만은 (조선민들이 독립을 꾀하던) 당시 세계 패권이 영국에 있긴 했지만, 이게 미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 편을 들고 있었다. 이승만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가 ‘조선은 미국처럼 기독교 국가가 되려고 하는데, 귀신 따위를 믿는 일본이 기독교인들을 핍박한다’는 내용의 책을 써 미국인들을 움직인 것”이라고도 했다.

 

現 교과서, 김성수 등 실력양성 노선 지도자 저평가...처벌해야 한다는 친일 범위도 넓어져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실력양성 노선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김성수의 행적을 분석했다. 그는 “현재 공교육 교과서가 다루는 독립운동은 무장투쟁 노선만 다뤄 극히 편파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국에는 실력양성 노선, 즉 교육과 산업을 통해 장래 독립을 위한 역량을 키우려 한 독립운동이 크게 도움이 됐다”며 “그 중 호남 재력가 출신인 김성수의 구한말 애국계몽운동과 근대식 공업회사 창립, 동아일보 창간 등으로 활약했다. 이들을 비롯한 실력양성 노선 지도자들은 독립운동사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사진 =김종형 기자)

주 연구위원에 따르면, 좌파 성향 조직들은 지속적으로 처벌해야 할 ‘친일’의 범주를 넓히고 있다. 당초 1948년 반민특위 조사대상에는, 일제 당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악질적 죄적이 현저한 자’만을 처벌하게 했다. 일제 당시, 대부분의 조선인들은 살기 위해 일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들어 출범한 소위 ‘과거사 위원회’ 활동에서는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탄압에 앞장선 인사’ 까지를 친일 인물이라 보았다. 이어, 강성 좌파 성향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은 ‘식민통치기구의 일원으로서 식민지배의 하수인이 된 행위’ 까지를 처벌대상으로 봤다.

토론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역사 바꾸기’ 행보를 입을 모아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가 건국사에서 다뤄야 하는 것은 나의 집・내 이야기이지, 현행 교육과 같은 좌익 무장투쟁 노선 인사들의 북한 건국사, 즉 남의집・원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이날 축사를 맡기도 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토론회에서 언급한 독립운동의 세 가지 길이 아니라, 위정척사와 문명개화파의 두 가지 길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무장투쟁 노선 인사 중 다수가 위정척사 성향이었는데, 이런 ‘유교 탈레반’ 같은 사람들은 독립과 건국에 기여한 것 없이 소위 ‘꼬장’ 부린 것 밖에 한 일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역사 바꾸기’ 행보, 연방제 통일과 연관돼 있을 수 있어...통일 정국서 주도권 北에 넘어갈 수도

토론회 뒤에는 질의응답과 의견 제안 시간이 이어졌다. 객석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역사 바꾸기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그 끝은 어디인지 ▲우파 쪽에서도 적극적인 대안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닌지 등의 의견과 질문이 나왔다.

토론회를 주관하고 참석한 한국대학생포럼 관계자들. (사진 =김종형 기자)

이에 발제자인 류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역사 바꾸기’ 행보는 이미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하던 것이다. 이 끝은 북한이 구상하는 공산주의 연방제 통일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며 “선거구제 개편으로 야당 인사를 줄이고, 북한에 심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는 좌편향 교육을 통해 무장투쟁 노선 인사 등 좌익 인사들에 친화적으로 여론을 바꿔 개헌으로의 진지를 차곡차곡 쌓아 고지로 가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여 의원도 “어느 순간에든 통일 정국이 올텐데, 그 순간에는 남북간 어디에 정통성이 있냐는 논쟁이 붙을 것이다. 그런 논쟁에서 무장투쟁 노선만을 강조하는 교육이, 자칫 김일성은 열심히 무장투쟁을 하러 다녔는데 이승만은 팔자좋게 외국이나 다녔다는 등의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했다”며 “통일 정국에서의 주도권을 북한에 쥐어주려는 그런 전략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했다.

'독립운동의 세 가지 길' 토론회 청중들. (사진 =김종형 기자)

주 연구위원은 “만약 우파 정권이 출범한다면 학교 교육을 확실히 바꿔야 한다. 교과서가 국정이 되든 어떤 형태가 되든 간에, 실력양성 노선과 외교독립 노선의 중요도를 부각해 무장투쟁 노선만을 강조하는 현재의 기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현재 문재인 정부는 거침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있지 않나. 우파 정권이 출범한다면 어떤 반발이 있더라도 역사교육을 바꿔야 한다. 문제는 정권을 언제 잡을지 모른다는 것인데, 그 때까지는 민간 운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좌파들도 몇십년 간 밑바닥에서 진지전을 해왔지 않는가”라고 했다.

서울시의회는 총 107명의 의원 중 6명만이 야당(한국당) 의원이다. 야당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곳에서 토론회가 열린 셈이다. 토론회는 전날(22일) 서해 수호의 날을 추모하는 묵념과 함께 시작해,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의 발자취를 다시 밟는 정동길 투어 답사 강의로 끝을 맺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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