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 중인 시민단체(좌)와 오는 26일 대규모 '촛불궐기투쟁'을 하겠다고 나선 좌파 성향 단체 관계자들(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오는 주말, 좌파 성향 단체들이 또 광화문광장에서 ‘촛불궐기투쟁’을 하겠다고 나섰다. 앞서 오는 26일 천안함 폭침 9주기를 앞두고 순국 장병을 추모하겠다는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예고한 바 있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친북 대학생 단체와 연대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 세월호 유가족 모임인 4.16연대와, 광주사태를 폄하하는 사람들을 규탄한다는 5.18시국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박탈 등을 요구하는 민중공동행동 등 좌파 성향 단체들은 22일 “오는 토요일 자유한국당 해체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을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대회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좌파 성향 단체들은 “경찰이 보수단체의 집해 방해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경찰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우리는) 촛불 항쟁 당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출범, 53개 민중 단체들이 함께하는 연대조직”이라며 “최근 주말마다 극우세력이 과도한 음향장비와 무질서한 행진으로 촛불 항쟁의 상징적 장소인 광화문광장 일대를 혼란·마비시킨다. 또다시 극우세력의 집회 방해를 겪게 될까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경찰에 폴리스 라인(질서유지선)과 충돌 방지책을 요구했다.

앞서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같은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천안함 9주기를 맞아 국민 추모식을 열어, 희생 장병을 기리고 제4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규탄한다는 목적이다.

지난 18일 광화문광장에 있던 세월호 천막은 철거됐지만, 인근에는 아직 좌파 성향 단체들의 시설물이 남아있다. 지난 삼일절 집회에서도 시민단체와 좌파 성향 단체들이 부딪히기도 해,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는 한 언론에 “간 아스팔트 극우파들이 우리 집회 쪽으로 스피커를 돌리고, 우리 옆으로 행진하면서 고출력 앰프를 트는데도 경찰이 방조해 왔다”며 고발을 운운하기도 했다. 이에 일파만파 측은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는다. 예비역 장교들이 집회 질서를 유지하며 우발적 사태를 예방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뿐 (좌파 성향 단체들이 거론한) ‘극우’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종로경찰서 측은 충돌이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경력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평상시처럼 집회가 안전하게 잘 끝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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