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년 연속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불참...대신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 참석
민주당-바미당-민평당-정의당 4당 대표 역시 전원 불참...황교안 한국당 대표만 자리 지켜
이낙연 국무총리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南北정상 합의가 하나씩 현실 되고 있어"
황교안 대표 "文대통령, 올해도 함께하지 않아...달은 뜨지 않았지만 하늘은 뜨거운 별들로 가득해"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해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는 기념식을 열어왔다. 2016년 첫 기념식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2017년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에도 UAE와 베트남 순방길에 올라 이 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이던 2017년에도 당내 경선후보 합동토론회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 국무총리 외에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 피우진 보훈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한미연합사령관이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은 작년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다. 전사자 유가족, 참전장병, 전사자 출신 모교 학생, 각계 대표, 보훈단체 회원, 일반 시민 등 7000여 명도 서해에서 장렬히 산화한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행사는 국민의례, 헌화, 분향, 묵념, 기념사, 기념공연, 대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희생자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콜' 행사 도중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희생자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콜' 행사 도중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윤호중 사무총장, 안규백 의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종명⋅신보라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유의동⋅지상욱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4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 등으로 불참했다.

다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자리에서 서해에서 순직한 국군 장병을 추모하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이자 국군 장병의 최고사령관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서해를 외면한다. 결국 북한 눈치보기"라고 문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준영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제작한 천안함 배지를 달고 서해를 지키다 전사한 55명의 순직 장병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장병들의 희생과 유가족 여러분들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전우를 잃고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으신 부상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를 드리며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는 조국 분단의 현실을 가장 아프게 겪었다. 6.25 전쟁 이후 1953년에 전쟁이 끝났지만 북측의 도발이 간헐적으로 이어져 장병들의 많은 희생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또 "긴장의 바다에 지난해부터 변화가 생겼다"며 "잇따른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서해를 비롯한 한반도 전역의 바다와 땅과 하늘에서 총성이 멎었다.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남북 정상의 합의가 올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서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서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황교안 대표는 행사 참석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호국의 별들을 모두 기억합니다"라며 "오늘은 제4회 '서해수호의 날' 입니다. 이 숭고한 날을 기리기 위해 저는 새벽 일찍 창원에서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2년 6월 29일, 2010년 3월 26일, 2010년 11월 23일. 이 날들을 우리가 어찌 잊을 수 있습니까"라며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으로 목숨을 바친 55명의 호국영웅. 이 별들을 우리가 잊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또 "오늘 하루, 이 나라를 지키다 서해에 잠든 호국의 별들을 기억하고 추모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뿐만 아니라 365일 한결같이,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품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참석을 기다렸을 유가족들께서 얼마나 실망하셨을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마음입니다"라며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대통령이 불참한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은 국가에도, 국민에도 불행한 일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은 이념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나누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반드시 참석해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마지막으로 "달은 뜨지 않았지만 하늘은 뜨거운 별들로 가득합니다. 호국의 별들을 모두 기억합니다"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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