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선박회사 2곳 제재명단에 추가...불법환적 의심 선박 95척에 韓 ‘루니스’ 포함
'김정은 벤츠' 北에 실어나른 中회사 독자제재 명단에 포함
정부 "美 對北불법환적 주의보에 포함된 韓선박 철저조사"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북한 불법환적 주의보에 한국 선적의 선박인 '루니스(LUNIS)'를 포함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북한의 불법 해상운송과 관련한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정제유 및 석탄의 선박 간 불법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및 각국 선박 95척의 명단을 내놨다. 루니스는 1999년 건조된 길이 104m, 폭 19m의 선박이다. 사진은 21일 오전 선박 정보 사이트인 '베셀 파인더(Vessel finder)'에 표시된 루니스의 정보.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북한 불법환적 주의보에 한국 선적의 선박인 '루니스(LUNIS)'를 포함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북한의 불법 해상운송과 관련한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정제유 및 석탄의 선박 간 불법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및 각국 선박 95척의 명단을 내놨다. 루니스는 1999년 건조된 길이 104m, 폭 19m의 선박이다. 사진은 21일 오전 선박 정보 사이트인 '베셀 파인더(Vessel finder)'에 표시된 루니스의 정보.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선박 회사 2곳을 독자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자 올해 들어 처음이다. 또한 미 재무부는 이날 갱신된 북한과의 불법환적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한국 국적 선박인 ‘루니스호’를 포함시켰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선박 회사 2곳을 제재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미국과 UN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며 "특히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정제유와 석탄을 환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북한의 항구에는 최소한 263척의 탱크선이 기항했으며 이들 선박들은 유엔이 금지하는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획득했다"며 "만약 이들 탱크가 가득차 있었다면 북한은 378만 배럴을 불법 수입한 것이며 이는 북한의 연간 수입 가능한 정제유를 50만 배럴로 제한한 유엔 대북결의 2397호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자산통제실은 "불법 석유 수입을 계속하는 것 외에도 북한은 베트남 통킹만에서 석탄 수출을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의 ‘다롄 하이보 인터내셔널 화물 회사’와 ‘랴오닝 단싱 인터내셔널 포워딩 회사’는 앞으로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들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해외자산통제실에 따르면 이들 중국 회사들은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른 백설무역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원했다. 백설무역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정찰총국(RGB) 소속이다. 앞서 북한산 금속이나 석탄을 판매, 공급, 이전, 구매해 미국의 대북제재 명단에 올랐다.

랴오닝 단싱 인터내셔널 포워딩 회사는 김정은의 '번호판 없는 벤츠'를 실어나른 기업으로 확인됐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 회사가 유럽연합 국가에 소재한 북한 조달 관련 당국자들이 북한정권을 위해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상습적으로 기만적 관행을 사용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재를 위반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대북제재 위반 실태가 좀 더 자세히 묘사된 것은 지난 12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다.

보고서는 랴오닝 단싱이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들을 북한으로 수송한 혐의로 전문가 패널의 조사를 받고 있는 회사"라고 명시돼 있다. 제재위는 "이 메르세데스-벤츠 몇 대는 번호판을 달지 않은 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베이징, 평양에서 열린 다른 회담 기간에 목격됐다"며 해당 차량이 선적 컨테이너에 실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으로부터 중국 다롄으로 수송된 사실을 밝혀냈다고 적시했다. 이후 이 차량은 랴오닝 단싱의 선적 컨테이너에 실려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제재위는 이 차량이 '조지 마(George Ma)'라는 이름의 중국 기업인의 지시에 따라 중국으로 옮겨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고려항공의 에이전트 격인 '시젯(Seajet)'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조지 마는 지난해 9월 북한에 방탄 차량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미 상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인 마위눙과 동일 인물로 보인다. 당시 미 상무부는 마위눙과 그의 회사 '시젯 인터내셔널'을 제재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7월 네덜란드가 대북 수출이 의심되던 보드카를 압류한 사건에서도 랴오닝 단싱의 이름이 등장한다. 제재위는 네덜란드 당국으로부터 벨라루스산인 이 보드카의 선적 서류에서 수취자가 랴오닝 단싱으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이를 연례 보고서에 명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그리고 미국과 같은 생각을 가진 동반자 국가들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 달성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는 제재를 계속해서 집행할 것이며 북한과의 불법 거래를 가리기 위해 기만적인 수법을 쓰는 선박 회사들은 스스로를 큰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날 미 국무부와 해안경비대와의 협의를 거쳐 북한의 불법 해상 거래를 겨냥한 주의보도 갱신했다. 북한을 겨냥한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 2월에 이어 1년 1개월 만이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며 “특히 정제유와 석탄의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총 19쪽으로 된 새 주의보에서 북한의 불법 선박 간 환적과 연루 가능성이 있는 선박 95척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루니스(LUNIS)’라는 이름의 한국 선적선박이 포함됐다.

국제 선박정보업체 플릿몬 홈페이지에 따르면 루니스는 1999년 건조된 5412톤 규모,길이 104m, 폭 19m의 석유 탱크 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가 부여한 식별번호는 9200859다. 선박 소유자는 (주)에이스 마린(대표 김동하), 선박운항자는 명산해운이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10월 1일 해당 선박을 중점관리 대상선박(고위험선박)으로 분류했다. 

주의보에 따르면 선박 간 환적은 주로 러시아와 인접한 한반도 동해 일대와 북한 서해, 타이완 북부 해상과 동중국해 일대에서 이뤄졌다. 또한 부산, 여수, 광양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대만, 홍콩 등 선박 간 환적 전후에 방문한 항구들이 명시됐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며 “특히 정제유와 석탄의 석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정부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북한 불법 환적 주의보에 포함된 한국 선적 선박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동 선박은 그간 한미간에 예의주시해온 선박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위반 여부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업계에 미 재무부가 발표한 지침에 대해서 주의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영상 보기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