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천리마민방위로 활동 개시...올 삼일절에 이름 바꾸고 反北행보 이어
"실체 없다" 비난에 "北, 국경 밖서도 암살 서슴치 않는다" 들기도

자유조선이 게시한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훼손 모습. (사진 = 유튜브 영상 캡처)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신경가스 테러를 당해 숨진 김정남의 남은 가족들을 구출했다고 주장하는 단체인 ‘자유조선(Free Joseon)’이 북한 비판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밤 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벽에 낙서를 한 것으로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유튜브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훼손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자유조선은 20일 유튜브에 ‘조국땅에서 - In Our Homeland’라는 영상을 올리고 “조국 땅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며 두 김씨의 초상화가 있는 액자를 깨뜨리는 모습을 담았다. 초상화를 파괴한 장면 이후에는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일어난다. 자유조선 만세! 만세! 만세!”라는 자막이 나온다. ‘조국 땅’이라는 설명에 대해, 해외 북한대사관에서 영상이 촬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자유조선은 2017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1일 기존 이름인 ‘천리마민방위’를 버리고 명칭을 자유조선으로 바꿨다. 당시 선언문에서는 “100년 전 오늘, 선조들은 무자비한 박해와 견딜 수 없는 치욕의 구조를 전복하고자, 독립과 자유를 외쳤다”며 “자유 조선의 건립을 선언한다. 이 임시 정부는 인권과 인도주의를 존중하는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근간을 세우고 모든 여성과 남성, 아동의 존귀하고 분명한 존엄성을 존중한다”고 북한을 대표하는 임시정부가 될 것이라 선포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써진 낙서. (사진 = Sumisha Naidu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써진 낙서. (사진 = Sumisha Naidu 홈페이지)

자유조선은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재 북한 대사관 외벽에 ‘김정은 타도’ ‘자유조선 우리는 일어난다!’는 글을 쓴 것으로도 추정된다. 대사관 벽에 글귀와 함께 자유조선 로고와 비슷한 모양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조선은 낙서가 발견된 날 홈페이지에도 ‘쿠알라룸푸르 용기’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조용히 자유를 갈망하는 지금은 비록 외롭습니다. 그러나 용기로 인하여 한 명 한 명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쿠알라룸푸르는 김정남이 암살당한 곳이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해간 사건의 배후에 이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지만,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자유조선 측도 관련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북한 김정은을 옹호하는 몇몇 좌파성향 인사·단체들은 “자유조선은 실체가 없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자유조선은 “실체가 없다”는 비난에 대한 성명을 남기기도 했다. 조직 활동이나 구성원이 알려지는 경우 암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조선은 지난 17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소수의 혁명 조직이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전체주의적인 그 정권은 수용소를 운영하며 인민을 노예로 부리고 모든 반대 세력과 그 가족을 수시로 살인하는 정권이다. 북한 정권은 국경 밖에서도 암살을 서슴치 않는다” “북한 정권의 암살단들이 본 단체 구성원이나 그들의 가족을 위협하거나 해치지 않도록 도와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며 ‘자유조선’ 구성원에 대한 신원 노출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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