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비핵화 빅딜" 요구하는 美의 정보수장이 "적당한 거래" 文정부 직접 찾아와
일각서 文-코츠 회동으로 '美北대화 재개' 낙관론 펴지만…곳곳 韓美엇박자 드러나
野관계자 "'제재완화 골몰' 靑, 코츠 국장 다녀가고도 안 변하면 파국 치달을 수도"
"앤드루 김 前CIA코리아미션센터장, 최근 강연서 韓美 대북 시각차 우려 밝혀"

미 17개 정보기관의 수장인 국가정보국(DNI) 댄 코츠 국장의 최근 방한(訪韓)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일정은 '문재인 대통령 면담'이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서 20일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방한 중인 댄 코츠 미 DNI국장을 접견했다"며 "문 대통령과 코츠 국장은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짧게 전했다.

당일 오전에만 해도 김의겸 대변인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 한-미-북 3자 정상회담과 단계적 북한 비핵화를 제안했다가 거부당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부인하고자 보낸 출입기자단 문자메시지에서, 코츠 국장 일정에 동향에 대해 "미 정보당국 수장의 동선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비공개 방한(訪韓)한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국장을 접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당일 오후 코츠 국장이 청와대로 향했음을 이내 알린 것이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 전과 후에도 북한에 '영변 외 핵시설'까지 포함한 비핵화 빅딜(Big-deal)을 요구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권은 '단계적 비핵화' '굿 이너프 딜(적당한 거래)'을 내세워 엇박자가 나는 만큼, 코츠 국장의 문 대통령 면담에선 입장차 확인-조율 시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친여(親與)진영에서는 이번 대화로 '미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낙관을 제시하고 있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허황된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 야당 관계자는 코츠 국장의 이례적 내한과 청와대 방문 공개 배경을 "미북협상 결렬,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징후, 미사일 발사 가능성까지 나오는 마당에 문 대통령이 여전히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제제 완화'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정신차리라고 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DNI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 활동 동향을 파악하는 기구로, 북한이 핵 포기를 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을 내왔다. 최근에도 '북한이 현재는 핵 활동을 멈췄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포기 의사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며, "코츠 국장이 다녀갔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청와대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정말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날 문화일보는 미국 본토 해안경비대 소속의 버솔프함이 이례적으로 한반도 근해에 배치된 상황을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평가한 사설에서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0일 비공개 강연에서 한미 대북 시각차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 강화와 완화를 둘러싼 한미 균열이 이제는 미국의 심각한 문 정부 불신과 한국을 배제한 대북제재 강화 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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