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의 "文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이후 계속된 與野 '강대강 대치' 이어져
나 원내대표, 국회 운영위 회의에서 한국당 의원 기다리지 않고 회의 강행한 민주당 질타
민주당, '적반하장'으로 한국당에게 유감표명 요구하자...나 원내대표 "마음대로 하라"며 자리 박차고 일어나
이어진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도 與野, 또 다시 충돌
윤소하 "나 원내대표가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 내는 것은 철저한 자기 모순"
"전 세계에서 미국 강경매파-일본 아베 정부-한국당 만이 한반도 냉전의 어두운 과거 다시 드리우려 해"
발언 듣던 한국당 의원들 "그만하라"며 거세게 반발하다 단체로 본회의장 퇴장

한국당 소속 위원들 기다리지 않고 운영위 회의 강행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이후 여야(與野)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가 길어진 한국당 소속 위원들을 40여 분 기다리다 국회 김하중 입법조사처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회의 개의를 강행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도중 한국당 위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안 기다려 주시는거냐. 늦춰달라고 하는데 그대로 하는 거냐"며 "회의를 방해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하겠다고 말하는데 이러실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함께 들어온 한국당 의원들 역시 "매너가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소속 위원들은 이에 질세라 "늦게 와서 큰소리치느냐. 예의가 없다"고 맞받았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법 패스트트랙 하겠다는 것에 대해 야당은 치열한 마음으로 대책회의 하는데 들어주지 않고, 개의해서 실익이 어딨나. 야당 무시"라며 "비교섭단체 연설 당사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제1야당이 안 오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몇 분 강행할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지난번에 김하중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과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저희 토론을 들어주신 이후에 투표를 마무리해주실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 여당의 일방적인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운영위가 이렇게 개최된 데 대해 위원장의 유감을 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야기를 듣던 이철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저희 입장으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진행된 게 불쾌하다면 저희를 기다리게 했던 것도 여러분이 유감 표명을 해야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언짢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선지 15분 만에 "갑시다. 마음대로 하십쇼"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마음대로 하라"고 분노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도 아랑곳 않고 그대로 투표를 마감했다. 이날 김하중 입법조사처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가 17표 ▶부 1표 ▶기권ㆍ무효 없음 등으로 가결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선거제·개혁법안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를 언급하자 항의 표시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선거제·개혁법안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를 언급하자 항의 표시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갈등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으로 이어졌다. 윤소하 원내대표가 대표발언에서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지난해 12월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직접 합의해 놓고도 정반대인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을 내는 것은 철저한 자기 모순"이라며 "5당 합의 내용을 휴지쪼가리로 만들어 국민을 우습게 보고 무시한 것은 바로 한국당이다. 고집과 몽니를 중단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제재가 즉각 풀릴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포함해 당장 나서야 한다"며 "아울러 한국당에게도 요구한다.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방해하지 말라. 지금 전 세계에서 딱 세 집단만이 북미 간의 대화를 가로막고 한반도에 냉전의 어두운 과거를 다시 드리우려 하고 있다. (바로) 미국 강경매파와 일본 아베 정부, 그리고 한국의 제1야당 한국당"이라고 힐난했다.

발언을 듣던 한국당 의원들은 "내려와", "그만하라" 등 거세게 반발하며 항의하다 단체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12일 우리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본회의장 연설을 통해 정부, 여당을 질타해 파급 효과가 있었던 것을 정의당이 따라하려고 한 것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숱한 정부 실책을 지적하는 대신 오히려 제1야당을 표적 삼은 정당이 과연 야당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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