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MD ‘애나’ 마약 양성반응…유통 혐의는 부인

이문호 버닝썬 대표 [연합뉴스 제공]
이문호 버닝썬 대표 [연합뉴스 제공]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마약류 투약, 소지 등 범죄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이유를 설명했다.

신 판사는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과 혐의 소명 정도,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 및 접촉 차단 여부, 수사에 임하는 피의자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 전력,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마약 투약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버닝썬 내에서 마약이 거래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으나 마약류 검사에서 일부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영장심사를 받으려고 법원에 나온 이 대표는 '클럽 내 마약 유통과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는지',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후드를 눌러 쓴 '애나' [연합뉴스 제공]
후드를 눌러 쓴 '애나' [연합뉴스 제공]

버닝썬에서 마약류를 투약·유통한 의혹을 받는 이 클럽의 MD 출신 중국인 여성 A씨(일명 '애나')의 모발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A씨의 모발에 대한 마약 정밀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양성 반응이 나온 약물은 엑스터시와 케타민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22분께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6시간 20분가량 조사했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 43분께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 손님들을 유치하고, 손님들이 마약을 가져와 같이 투약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손님들이 직접 마약을 가져왔다고 진술하며 마약 유통 의혹은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출석 당시 '마약 유통 혐의를 인정하느냐', '직접 투약도 했느냐', ' 성매매 알선도 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곧장 이동했다.

A씨는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남색 후드를 푹 눌러쓴 채로 출석했다.

A씨는 과거 버닝썬에서 손님을 유치하고 수수료를 받은 'MD'로 활동해왔으며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A씨를 지난달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튿날에는 주거지를 수색해 성분 미상의 액체와 흰색 가루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경찰은 또 A씨의 소변과 머리카락도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버닝썬을 비롯한 클럽들 내에서 벌어진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수사해 현재까지 모두 40명을 입건했다.

입건된 이들 중 버닝썬에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한 인물은 14명이고 이 가운데 'MD'로 일했던 3명이 구속됐다. 다른 클럽에서 마약류에 손을 댄 17명도 입건됐으며, 이른바 '물뽕'(GHB)을 인터넷에서 유통한 9명도 입건됐다.

마약류 투약·유통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29)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고, 서울중앙지법은 "혐의 관련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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