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의 섬뜩한 경고 "한국기업 신용등급 올해부터 무더기 강등 위기"...이런데도 文은 "경제 개선돼"
S&P의 섬뜩한 경고 "한국기업 신용등급 올해부터 무더기 강등 위기"...이런데도 文은 "경제 개선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 "2015~2017년 꾸준히 개선됐던 한국기업 신용도, 올해부터 하락"
文대통령은 국무회의서 "우리 경제, 올해 들어 개선되고 있다"
대통령 경제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2017년 까지 3년간 꾸준히 개선됐던 신용도가 올해부터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속, 주주환원 확대 등에 따른 현금 유출로 신용도가 하락할 것이란 진단이다.

이처럼 심상찮은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에서 "국가경제는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올해 들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하는 등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P는 19일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2015∼2017년 약 3년간의 추세적 개선을 뒤로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P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는 향후 12개월 동안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 주된 원인으로 기업들의 투자 지출 증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지속적인 인수·합병 등 기업의 재무건정성을 꼽았다.

이는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배당 확대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도록 압박하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또한 현대차를 상대로 고배당 정책을 요구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아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소위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자사주 매입 확대를 통한 개선 의지를 보여야 했다. 여기에 현대차를 상대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방지하겠다는 엘리엇의 자사주 매입 요구 압박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S&P는 "설비투자와 배당금 지급 및 자사주 매입 규모가 많이 증가하고 인수·합병이 이어지면 내부 영업 현금흐름을 활용해 관련 지출 전부를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상당수 기업이 차입확대로 부족분을 충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배당금은 약 26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특히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향후 3년간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S&P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하며,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또한 SK E&S가 향후 2년 동안 연간 4000억~60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SK텔레콤에 대해선 신규사업 투자확대에 재무부담 문제를 지적했다. 

또 S&P는 "무역분쟁과 보호무역 우려 속에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글로벌 수요 둔화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S&P는 전반적인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 하락을 우려하면서도 양호한 운영 효율성과 제품경쟁력 등을 꼽으며, 급격한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우리 경제가 올해 들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물가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 지수도 11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가경제는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산업 활동 측면에서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고, 경제심리 지표들도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세계 경제의 둔화로 세계 제조업 경기 전반이 어려워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외부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며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제조업의 활력을 살리는 것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제조업의 활력을 위해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조 분야의 고용부진를 꼽으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고용 불안이 야기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6년까지 성장세를 유지하던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적용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전환했으며, 작년엔 무려 12만7천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기도 했다.

이날 S&P를 비롯해 국내외적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각종 우려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안이한 경제 인식'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에 그동안 전문가들의 각종 경제 지표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며 다행스럽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은 큰 우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