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으로 산 기간 길어 언동이 때로 지나쳐" "인사청문회서 걸러질 것"…임명제청 철회 거부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통과의례' 망언(妄言),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부정 발언 등 논란을 두고 "그런 문제도 검토됐다"고 발언했다. 장관 후보자의 도넘은 친북(親北)성향을 사실상 '알고도' 임명하려는 것임을 자인한 셈이다. 하루 전(18일) 청와대에선 최근 7명의 장관 후보자 관련 잇단 비위·과거행적 관련 의혹에 "사전 체크된 것"이라고 반응해 '청문회 패싱' 행태를 반복하려는 것이라는 전망을 낳은 바 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사청문회 전 제청 과정에서 (김 후보자를) 거를 수는 없었느냐'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복수(復數) 후보자를 놓고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이 분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언동(言動)이 때로 지나쳤던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리에 가면 (언동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규 의원은 "복수의 후보자가 이 정도라니, 문재인 정부의 인재풀이 국민과 동떨어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3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對)정부질문에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오른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의원은 '편향된 대북관을 갖고 있고 막말식의 언행을 알고 있으면서도 김연철 후보자를 추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총리는 "학자로서의 연구 실적, 남북 협상에 임했던 현장 경험을 가진 점을 높이 샀다"면서 "다만 자유인으로 산 기간 길어 언동에 때로 지나친 점이 있었다"고 변명했다.

또한 "그 점은 인사청문회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부연했는데, 청문회를 거친다고 과거 반복된 망언이 철회되는 게 아닌 상황에서 '유체이탈 화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총리에게 '김 후보자를 본인이 제청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총리는 "맞다"며 "여러 후보자의 장단점을 함께 논의했고, 모든 점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 중에서 낫다고 봤다"고 앞서의 주장을 반복했다.

주호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에게도) '감염된 좀비' '씹다 버린 껌' 등 막말을 남발하고, 친북 성향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사람이란 것을 다 알고 제청한 것이냐"라고 하자, 이 총리는 "네. 그런 문제도 스크리닝(검토)이 됐다. 인사청문회에서 판단해 달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으로, 추미애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감염된 좀비'라고 표현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바 있다.

주 의원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13일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미국과 관계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를 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청와대의 의중을 대변한 사례도 들었다.

그가 "이러니 국민들은 '북한 편만 들고 미국과 갈라서려 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 한다. 제청을 철회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이 총리는 "우리의 대외정책은 통일부장관 한 사람의 의견으로 좌지우지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