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석-박한별과도 함께 골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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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 등 유명 연예인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이 18일 경찰에 정식 입건된 가운데, 경찰은 이튿날인 19일 윤 총경 등에 대한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윤 총경 등의 계좌 거래와 통신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윤 총경은 청와대 재직기간에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골프, 식사를 같이한 정황도 나왔다.

윤 총경은 승리 등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총경 등 3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 총경이) 단속된 사안이 경찰서에 접수돼 있는지, 그것이 단속될만한 사안인지에 대해서 알아봐달라고 했다"며 "누구를 통해 무슨 내용을 전달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경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건을 알아봐달라고 한 사실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제의 카톡방에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시간대를 근거로 112 신고, 단속내역 등을 살펴 윤 총경을 지목하고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윤 총경이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공동 설립한 술집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에 관해 은밀히 알아보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세한 내용을 캐고 있다.

몽키뮤지엄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클럽처럼 영업했다가 문제가 돼 경쟁 업체로부터 신고를 당했다.

당시 강남경찰서는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윤 총경은 몽키뮤지엄 사건이 불거지자 자신이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던 강남경찰서 팀장급 직원에게 전화해 사건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몽키뮤지엄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 A씨와 당시 윤 총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다른 경찰관 B씨를 지난 15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총경은 강남서 재직 당시 부하 직원이던 B씨를 통해 A씨가 수사 중이던 몽키뮤지엄 사건의 수사 과정을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 총경도 15일 불러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이튿날 윤 총경을 대기발령 조처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이 유 대표와 알게 된 것은 2016년 초다. 윤 총경은 사업가인 지인을 통해 유 대표를 소개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이 유 대표와 골프를 친 것은 2017∼2018년 무렵이다. 식사와 골프를 합해 만난 횟수는 10번을 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2016년 승진한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한 기간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년간이다.

경찰은 이 기간 윤 총경이 유 대표와 식사와 골프 등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시기를 확인하고 있다. 골프 비용을 누가 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윤 총경이 승리와 만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윤 총경과 유 대표가 골프를 치는 자리에 승리나 다른 연예인이 동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T아일랜드 최종훈(29)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초 윤 총경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유 대표와 유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종훈은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있던 윤 총경 부인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K팝 공연 티켓을 마련해주기도 한 것이 드러났다.

윤 총경을 비롯해 몽키뮤지엄과 관련된 경찰관 3명은 일단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다만 실제 윤 총경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거나 그 대가로 금품이 전달됐다면 죄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유착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윤 총경 등 총 4명의 경찰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 유착 의혹으로 대기발령 조처가 내려진 경찰관은 윤 총경을 비롯해 윤 총경과 연락한 B씨, 몽키뮤지엄 사건 담당자였던 A씨, 그리고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담당했던 현직 경찰관 C씨 등 4명이다.

C씨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윤 총경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분석 중이며 계좌 거래와 통신 기록도 살펴볼 계획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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