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반도체 수출 10% 감소시 생산액 20조원·고용 5만명 손실"

한국의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해외 주요 수출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아 해당산업 경기가 부진할 경우 타격을 받을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 편중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수출 품목 집중도는 수출 품목 쏠림 현상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국은 지난해 137.2를 기록했다.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이들 수출국의 평균치(77.9)보다도 1.8배 높다.

프랑스가 50.2로 가장 낮았고 이어 이탈리아,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중국, 일본 순이었다.

집중도가 100을 넘은 곳은 한국, 중국(112.7), 일본(118.1) 등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지난 2011년 102.6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해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반도체의 기술우위와 다른 주력 제조업의 부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실패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최근 2년간 급등한 반도체 수출로 인해 수출구조의 편중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향후 반도체 수출 부진이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앞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3.3%로 지난해 대비 낮췄고,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우 -14.2% 역성장을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 이태규 연구위원은 "올해 1,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격감한 사실을 볼 때 WSTS의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이 '-10%'일 경우 최대 2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액 감소와 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수출 품목 집중은 수출 감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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