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착시효과 걷히면 IT산업 수출위기 본격화"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수출액이 반도체를 제외하면 2013년부터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996년부터 2018년까지의 IT 산업 관련 수출입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를 뺀 IT 산업 수출액은 2013년 최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IT 산업 수출액은 1996년 412억 달러(약 46조8000억 원)에서 작년 2204억 달러(약 250조4000억 원)로 연평균 8% 가까이 증가했고 최근 2년(2017~2018년) 사이에 연 16.5% 늘었지만 이는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이 997억 달러에서 1282억 달러로 28.5%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IT 산업 수출액은 작년 992억 달러(약 104조7000억 원)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반도체를 뺀 IT 산업 수출액은 2013년(1155억 달러) 이후 줄곧 감소했다.

IT 산업은 20년 넘게 우리나라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IT 산업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32%, 2005년 37%, 2018년 36%로 3분의 1 수준을 유지해왔다. IT 산업 수출액은 1996년 412억 달러에서 2018년 2204억 달러로 연평균 7.89%씩 꾸준히 확대됐었다.

IT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던 반도체 수출이 올해 들어 20% 넘게 감소하고 있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작년 12월 반도체 수출은 2017년 12월 대비 8.4%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올해 들어서는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월과 비교해 23.3%, 24.8%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번 달 10일까지의 반도체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보다 29.7% 줄었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았지만 이마저도 올해 1월 2.6% 감소했다. 세계 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W)는 지난 2월 20일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수요가 3.0% 감소하며, 특히 우리 반도체 수출의 73.4%(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14.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단기간 내 반등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효과가 걷히면서 수년 전부터 축소되어 온 IT 산업 수출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20년 넘게 수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낸 IT 산업이 수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 들어 1월과 2월, 그리고 3월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0% 넘게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 착시효과가 걷히면 IT 산업 수출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 실장은 "최근 정부가 수출 활력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번 대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기존의 대책과 비슷해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제조기반을 되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과감한 규제개혁, 노동시장 경직성 개선,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조세환경 정비 등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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