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성’ 발령난 정승면 김천지청장 자살시도…‘코드인사’ '투서 영향'?
‘좌천성’ 발령난 정승면 김천지청장 자살시도…‘코드인사’ '투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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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 내부서 ‘코드인사’ 둘러싸고 잇달아 잡음
정 지청장, 다음달 인사서 지청장→한직 검사로 좌천
“검사가 적폐냐” 김영구 차장검사 사표 제출
김명수 대법원장도 김소영 법원행정처장 사실상 ‘경질’
(좌) 정승면 대구고검 김천지청장은 30일 '좌천성' 인사 이후 자살시도를 했다. (우) 서울고검 변창훈 검사는 지난해 11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졌다.
(좌) 정승면 대구고검 김천지청장은 30일 '좌천성' 인사 이후 자살시도를 했다. (우) 서울고검 변창훈 검사는 지난해 11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졌다.

정승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51·사법연수원 26기)이 30일 자살시도를 하려다 지인에게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정 지청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정 지청장이 최근 인사에서 한직인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성’ 발령을 받고 감찰까지 받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때문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북소방본부와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정 지청장이 이날 오전 9시 29분경 경북 김천시 부곡동 관사에 쓰러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119 신고를 받고 출동안 소방관은 집 안에서 번개탄을 피웠던 흔적과 함께 집 안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검찰총장님께 미안하고 혼자 다 안고 가겠다. 검찰 명예를 더럽히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민감한 사유로 상부기관의 감찰을 받았다고 전해져 의혹이 커지고 있다. 대검 감찰본부는 이날 "정 지청장이 사건 관계자와 부적절한 교류를 한 혐의 등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자에게 전화로 부적절한 조언을 했다는 혐의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대검에 그와 관련한 투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투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정 지청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병원 의료진 관계자는 “정 지청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지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 덕원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7년 사법연수원(26기)을 수료한 후 대전지검 공안부장, 대구지검 공안부장, 법무부 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부산지검 형사1부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3월 19일부터 2008년 7월 31일까지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파견 근무 경력을 문제 삼은 현 정권의 징계성 인사에 정 지청장이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이 무리한 수사와 경질성 인사로 갈등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2013년 국가정보원 파견 당시 대선개입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서울고검 변창훈 검사가 투신해 숨지고, 그 일주일 전에는 같은 사안으로 조사를 받던 국정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입맛에 맞지 않는 검사나 법관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인사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불만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 파견 경험이 있거나, 공안부에서 근무한 검사 등을 줄줄이 한직으로 밀어내고, 후임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자를 앉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5일에는 “검사가 적폐냐”며 청와대의 검찰 개혁 방침에 반대하며 전국 평검사 대회 개최를 주장했던 김영규 춘천지검 차장검사(52·사법연수원 24기·사진)가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전국 평검사 대회의 개최를 촉구합니다. 대한민국 검사 전부가 적폐 세력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차장검사는 글에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은 근대 검찰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일선에서 묵묵히 사건 처리를 해온 전체 검사 2088명을 모두 ‘적폐 세력’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지난 14일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에 대폭 넘기기로 한 데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김 차장검사가 문 정권의 방침에 반발하는 의견을 내놓은 뒤 내부적 압력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김명수 대법원장은 김소영 법원행정처장(53‧19기‧대법관에 대한 사실상의 ‘경질’ 처분을 내렸다. 이후 후임으로 안철상 대법관(61·사진·사법연수원 15기)을 임명했다.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지난 22일 ‘행정처 컴퓨터에서 판사 동향 문서들은 나왔지만, 블랙리스트는 찾지 못했다’는 내용의 재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의 일이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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