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유튜브 못 봄(한국도 비슷)' 자막에 네티즌 논란...'표현의 자유 우려'vs'아직 몰라'

(사진 = JTBC 유튜브 채널 '와썹맨' 캡처)
(사진 = JTBC 유튜브 채널 '와썹맨' 캡처)

JTBC의 유튜브 채널인 ‘와썹맨’에서 ‘유튜브 검열 자막’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올라온 ‘★개강 맞이 대학가 습격★ 저세상 인터뷰로 개강 꿀팁 긁어모은 87학번 반백살 | 와썹맨 ep.55 | god 박준형’ 영상에는, 이 채널에 출연하는 가수 박준형이 한 중국인 유학생을 만나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 영상편지를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담겼다. 박준형의 이 요청에 중국인 유학생은 “중국에서 유튜브 못 봐요”라는 답을 하는데, 이 장면의 자막으로 ‘중국에서 유튜브 못 봄(한국도 비슷)’라는 문구가 나왔다.

이 장면 영상에 대한 평으로, 영상 댓글 창에서는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도 비슷’이 왜 나옴?” “가짜뉴스로 만든 자막 가지고 웃으라는 건가” 등의 댓글이 있는가 하면, “https 막았고 유튜브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의 블랙코미디 아니냐” “정권 비판 보소 ㅋㅋ” 등의 댓글도 나왔다.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 등에서는 자막을 문제삼는 의견들이 더 많다. 이들은 “중국이야 유튜브 검열이 있지만, 한국에는 이런 검열이 없는데 허위사실유포한 것 아니냐” “통합방송법에는 유튜브를 못 보게 하는 사실이 없다”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발 가짜뉴스로 저런 자막을 만드냐” 등의 비판적 의견을 달았다.

'유튜브 검열'로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 (사진 = 2019 방송통신위원회 업무추진계획 중 일부 캡처)

‘유튜브 검열’은 지난해 2월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연관돼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8일 신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구글 등 해외 사업자의 ‘불법행위'가 반복돼 시정명령을 3회 이상 위반하면 서비스 임시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에 국내 1인 방송인을 비롯한 연예계, 정치권 등에서 ‘정부가 인터넷 분야에서 중국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언론 장악’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난달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음란물 https 차단'도 맞물려 비판이 커졌다.

방통위가 임시중지 제도를 도입하고, 소위 ‘불법행위’라는 기준을 폭넓게 적용할 경우 ‘유튜브 검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 등 해외 사업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규정한 소위 ‘불법행위'를 맞춰야 하냐는 비판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음란물 관련 규정이 있긴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일부 침해하는 법률안 자체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 피해 유발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미명 하에 ‘검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커지자 ‘와썹맨’ 측은 이날 자정에 “해당 자막이 저희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어 해당 영상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업로드하기로 결정했습니다”는 해명성 글을 남겼다. 아직 방통위가 ‘임시 중지’ 관련 안을 시행하지는 않은 상황이라지만, 표현의 자유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측과 함께 ‘좋은 세상 만들겠다고 정부가 하겠다는데 왜 욕하느냐’는 측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튜브 검열' 논란이 일고 있는 모습. (사진 = 클리앙 댓글 페이지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튜브 검열' 논란이 일고 있는 모습. (사진 = 클리앙 댓글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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