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판을 들여다보는 구직자들. (사진 = 연합뉴스)
구인판을 들여다보는 구직자들.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꽁초 줍기’ ‘전통시장 안전 환경 지킴이’ 따위로 통계 마사지용 ‘단기 관제 일자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지난달 중장년층 실업자와 구직단념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50대 실업자 수는 20만 6,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50대 실업자 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7개월가량이 지난 2017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별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구직단념자)도 58만 3,000명에 달했다.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연속 증가했다. 구직단념자 수 역시 비교 가능한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대치다.

그런가 하면 문재인 청와대가 ‘실업률 대신 봐야한다’고 주장하던 고용률도 좋지 않다. 주력 경제활동 층으로 평가되는 30~40대 취업자의 고용률은 전월 대비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하락한 74.9%, 78.3%를 기록했다. 특히 40대의 고용률은 13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와 같은 ‘악화일로' 수치는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취업자 수 증가와도 연관돼 있다. 올 2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26만 3,000여명 늘었지만, 늘어난 것은 혈세가 투입된 부문과 20대, 60대 취업자 수(각각 3만 4,000명, 39만 7,000명) 뿐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명목 뿐인 ‘청소년 선도' ‘전통시장 안전 환경 지킴이’ ‘농촌 폐기물 수거 처리’ ‘산불 방지를 위한 낙엽 제거’ 등의 ‘단기 관제 일자리’를 제공했다. 취업자가 조금 늘어난 20대에도 ‘강의실 불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침대 라돈 측정’ ‘버스 안내’ 등의 의미 없는 ‘일자리’가 제공된 바 있다. 반면 정부발 일자리가 비교적 적었던 30~40대 취업자는 24만 3,000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에 함몰된 정부의 ‘단기 관제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펜앤드마이크 칼럼에서 “정부가 세금으로 파트타임 일자리를 마구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주 9시간 일한 자와 주 36시간 이상 일한 자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며 “정부가 근로시간이라는 취업의 질을 외면하고 취업의 양에 집착한 나머지 사실상의 분식 통계를 만들어 낸 것”이라 비판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 “지금이라도 생산물 시장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 시장을 경쟁에 맡겨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발표한 15일 조사에 따르면, 취업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30~40대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률은 각각 52%, 58%를 기록했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첫 번째,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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