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이슬람으로부터 유럽 보호해야 한다"며 범행...게임하고 암호화폐 팔아 2년 준비
같이 근무한 헬스트레이너 '범행 이전 북한 등 여행 다니며 생각 바뀌었다' 등으로 전해
뉴질랜드 총리 "(태런트는) A등급 총기 면허 소지...총기법 바뀌어야 할 때"

뉴질랜드 총기 난사범인 브렌턴 태런트가 과거 북한에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 = 호주 ABC방송 캡처)
뉴질랜드 총기 난사범인 브렌턴 태런트가 과거 북한에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 = 호주 ABC방송 캡처)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과거 북한에 다녀온 적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외신들은 “태런트가 북한에 다녀온 뒤 변했다”고도 전했다. 현재 그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그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했다는 점을 확인하고 총기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16일(현지시간) 태런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태런트는 전날(현지시간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총 49명을 살해했다. 그가 범행 당시 소지했던 총기 5정은 모두 합법적으로 소지했던 것이라고 한다. 전날 SNS에 범행 영상을 올리기도 한 그가 법정에서 무표정하게 앉아있던 모습이 CNN과 로이터 통신, AP통신 등 외신들의 16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호주 ABC방송은 이날 “태런트가 북한, 유럽,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곳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며 김일성 동상이 있는 북한 양강도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그가 포착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도 이같은 내용을 다뤘다. 이 신문은 ‘모스크 학살 혐의를 받는 브렌턴 태런트는 북한을 방문한 뒤에 변했다’는 기사에서 “태런트는 2011년 헬스클럽을 그만둔 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통해 여행 자금을 모았다”며 “같이 근무한 트레이너는 태런트가 한 여행을 그가 달라진 이유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은 태런트와 함께 근무하며, 그가 북한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전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래프턴의 한 헬스클럽 트레이너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브랜턴이 범행 직후 올린 영상 중 일부.
브랜턴이 범행 직후 올린 영상 중 일부.

뉴질랜드는 태런트의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그가 A등급의 총기 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기 면허를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지금이 바로 우리의 총기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 4명을 체포했지만, 이 중 1명은 자신이 가진 총기로 경찰을 도우려 한 것으로 조사돼 바로 석방됐다. 태런트를 포함한 용의자 3명은 모두 범죄 전과가 없었다고 한다. CNN은 “태런트는 무기징역을 받을 것”이라 전했다.

한편 태런트는 범행 몇 시간 전, SNS와 인터넷 등에 이슬람을 비롯한 다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에는 “뉴질랜드에서의 공격은 세상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고, 침략자(이민자)들은 모두 우리(유럽)의 땅에 있으며 심지어 외딴 지역들에도 존재한다”며 “결국 이민(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고 자유로운 곳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 대목에서는 “뉴질랜드도 한국, 일본처럼 단일민족 사회가 돼야할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북한에 다녀온 뒤 생각이 변했다는 추측도 나온 태런트가,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온라인 게임으로 ‘훈련’을 하며 총기 난사를 준비한 시간은 2년이라고 한다. 태런트의 총기 난사에, 각국 정상들과 UN총장 등도 뉴질랜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무슬림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같다’ ‘조의를 표한다’ 등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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