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2016년에도 늘린 근속승진 비율 더 높였다며 선전물 뿌려...'기간만 채우면 승진' 40% 달해
2018년 공무원 1인, 月 500만원 이상 벌어...전체 168만명 넘지만 文 "더 늘린다"
공무원 인건비-연금 개혁, '표' 걸려..."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려 하겠나"

휴일에도 붐비는 공무원 학원<br>
휴일에도 붐비는 공무원 학원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창출 청구서를 내미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와 6급 공무원 근속승진 비율을 높이는 안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은 지난 11일에도 해직 공무원을 전원 복직시키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공무원이 추가 채용되거나 승진하는 경우, 일반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공무원 인건비와 공무원 연금은 더 늘어난다.

전공노가 15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선전물에는 “정부와 성과보수협의회 협의 결과 2019년 상반기 중 근속승진 직렬별 인원을 현행 30%에서 40% 확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공무원 승진 유형은 일반승진(심사 및 시험), 근속승진, 특별승진, 공개경쟁승진 등 네 가지가 있는데, 전공노는 9~7급 공무원이 일정 기간을 채우면 승진시켜주는 근속승진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9급(5년 6개월), 8급(7년)의 경우 별 무리가 없이 진행된다고 하지만, 7급(11년) 근속승진은 다르다. 매년 1회만 성과가 좋은 30%만 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6급 근속승진 비율을 높여 달라'고 요구해왔다. 근속승진의 경우 성과에 기반하지 않아, 누구나 근무만 오래 했을 경우 승진이 가능하다. 고성과자 30%라는 비율 역시, 당초 20%였다가 2016년 범위가 늘어난 것이다. 3년 만에 또 비율이 늘어나는 셈인데, 공무원 봉급을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도 이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1인은 1달 평균 522만원(연봉 6,264만원)을 세전으로 벌었다. 지난해 11월 나온 일반 근로자 연봉 임금 평균 3,475만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에 봉급 주는 것은 국민들인데, 여기서 돈을 더 달라니 말이 되는 얘기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의 연차가 높아지고, 근속승진 비율이 높아져 급수까지 높아지는 경우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의 봉급과 연금 등 인건비는 한 번 늘어나면 잘 줄어들지 않는 속성이 있다. 지난 11일 한 언론에서 공개한 ‘2018년 공무원 보수 지침’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은 총 168만 3,557명이었다. 공공부문 지출이 커져 민간경제가 쪼그라든다는 지적에도,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공무원 수를 늘리겠다고 공표한다며 시작해온 ‘공무원 챙기기’ 행보를 잇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이같은 행보가 이어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표가 걸려있기 때문’ 이라고 지적한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알고 의식하고 있지만, 숫자만 168만명이 넘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을 무시하는 정책을 펼 수 없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연금 개혁은 지난 정부에서도 시행했었지만 ‘하나 마나 한 합의’가 됐었다”며 “노조가 이 정부를 만들었다는 데 누구나 다 동의하지 않나. 내년 총선도 있고, 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 하겠나”라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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