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인근. (사진 = 연합뉴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인근. (사진 = 연합뉴스)

뉴질랜드에서 동시다발적인 총기 난사 사태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알 누르 이슬람 사원 내부에서 이날 오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들은 당시 주변 병원 관계자 발언을 인용하며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40~50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총격 당시 이슬람 사원에는 300여명의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후(한국 시간) ‘크라이스트처치 현지 학교 교실에 갇혀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 작성자는 “테러단체(백일우월주의로 추측)가 성명을 발표한 뒤 총기를 난사했다. 동시에 린우드 이슬람사원 총기난사, 시든헴에서 폭탄 발견(도 있었다)”이라며 “사망자는 9명이고 부상은 50명 이상인데 현재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도 총기난사범이 돌아다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 작성자는 크라이스트처치 현지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측되는 사진 여러 장을 함께 첨부했다.

'The Great Replacement' 성명 서문 중 일부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명 제목은 ‘The Great Replacement(위대한 대체)’다. 성명에는 “대량 이민과 이민자들의 높은 출산율로 인해, 우리(백인)는 역사상 처음으로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침략을 경험하고 있다”며 “대량 이민자들의 출산 공격은 유럽인들에 대한 공격이며, 싸우지 않는다면 유럽인들은 완전히 인종적·문화적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도 “다른 사원, 지역에도 총격이 벌어졌다”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지만, 현지 경찰은 정확한 총격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게는 외출을 피하고 실내에 머무를 것이 권고됐고, 학교도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이날 오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사망자가 40명이라며, 중상자가 20명 발생해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을 사람들 중 다수가 이민자나 난민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지금까지 4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던 총리는 “1명은 주범이고 공범이 2명 더 있으며, 나머지 1명은 범행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이날 오후 문자를 보내 ”현재까지 공관이나 영사콜센터에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뉴질랜드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문자를 발송하고, 사건 관련 내용을 전파와 함께 현장 접근 자제를 당부하는 안전 정보를 전파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튜브와 SNS 등에는 범행 당시의 영상도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은 범인이 머리에 고정한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약 17분 길이의 이 영상에는 이슬람 사원으로의 이동, 준비한 총기 등과 함께 직접적인 살해 모습까지도 담겨 충격을 주고 있다. 인터넷 일각에서는 ”범행 당시 용의자가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이용해 범행 모습을 방송했다”는 말도 나오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인근. (사진 = 연합뉴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인근. (사진 = 연합뉴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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