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首都 빈은 사회민주당이 70년 지배했더라, 나도 70년 시장 해야겠다 생각 들어"
복지시설 책임자들에게 "'박원순 노숙인 1인당 1억원 세금낭비' 보도에 왜 가만히 있었냐" 불만
"여성이 아이 안 낳아야만 일할(취직할) 수 있는 나라는 개조·혁명해야" 발언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국민 혈세 기반 '현금 살포 식' 복지 비용 조달을 목적으로 "밤마다 돈을 찍어내는 서울시립 조폐제조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농담처럼 한 말이라고는 하나, 돈을 찍어내서 재정에 활용하는 건 유럽·남미 좌파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국가들의 말로(末路)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수도(首都)의 행정을 책임진 서울시장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복지재단 주최 '미래복지 CEO 조찬포럼'에 참석, 사회복지시설장 등 약 100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제가 돈이 있다면 아직도 고통받고 고독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투자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시장이 되고 나서) 노숙인들 어느 분도 배고프고 외롭고 힘들지 않게 하자고 결단했다. 그랬더니 어느 신문이 '박 시장은 노숙인 1인당 1억원을 쓴다'며 서울시민이 낸 세금을 낭비한다고 비판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청중에게 "여러분 그때 왜 가만히 계셨나? 그 언론에 동조하나, 저에게 동의하나? 한사람의 가치가 1억원 밖에 안되는 게 맞나?"라고 반문한 뒤 "복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고 온정주의적 수사(修辭)를 내놨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내에서 한 사람도 얼어 죽어선 안 된다. 그래서 제가 서울역 지하에 300명이 잘 수 있는 온돌방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2013년 한분이 동사해서 서울시 모든 노숙인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밤마다 확인했다"며 "그러고 나서 최근에 노숙인이 동사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노숙인도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투자하면 효과가 있는 게 복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관해선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모든 것이 콤팩트하게 개발된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수십만 세대의 임대주택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오스트리아 빈의 40%, 싱가포르의 70%까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의 상권·주거지 형성을 내심 불인정하면서, 정부가 주택보급을 절반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담당해야 한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알고 보니 비엔나는 사회민주당이 70년을 지배했더라"라며 "그래서 나도 70년을 시장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여성 문제에 관해서는 "여성이 아이를 안 낳아야만 일할 수 있는 이런 나라를 이제는 개조해야 한다. 혁명해야 한다"고 국가에 대한 '개조', '혁명'까지 언급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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