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北과도 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野 "중국발 미세먼지가 극심해 대책 요구하는데..."
노후 경유차 주인 '죽일 놈' 만드는 정책도 지속적 추진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사진은 후보자 시절). (사진 = 연합뉴스)

이달 들어 일주일 이상 지속된 중국발(發) 미세먼지에, ‘2월에 중국에 가서 중국에 세 가지 대안을 전했었다’며 면피성 발언을 한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이번에는 “비무장지대(DMZ) 주변에 북한발(發) 미세먼지 실측 장비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동북아 미세먼지는 초(超) 국경적으로 저감을 도모해야 한다. 북측과도 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간 양방적 협의체를 통해서는 미세 먼지를 저감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일본·몽골 심지어는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협약체(구성)를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선제적·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환경부가, 해결을 위해 북한·러시아 등과 접촉한다는 식이다.

여당 측도 ‘북한과의 접촉’을 촉구하고 나섰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 장관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대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중국이고 일본·북한·러시아에서도 들어온다고 한다”며 “이 국가들을 다 묶어서 국제회의 형식으로 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이에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은 중국발 미세 먼지가 극심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장관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북한에서 미세 먼지가 내려온다고 답변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도 비슷한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미세먼지) 고농도 기간동안 북한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내려왔다고 본다”고 한 것이다. 다만 지난 11일 발언에서 논란이 된 내용은 ‘한국형 야외 공기정화기 개발’과 ‘인공강우 실험’이었다. 야외 공기정화기 개발에는 5,000억원이 투입되는데, 환경부는 이 돈을 추경으로 마련한다고 했다. 인공강우 실험 역시 지난달 실패한 전력이 있음에도, 조 장관은 “중국의 앞선 기술을 이용해 (실험을 하겠다)” 따위로 말했다.

노후 경유차를 타는 국민을 ‘죽일 놈’으로 만드는 정책도 지속해서 추진된다. 지난 5일 펜앤드마이크에 메일을 통해 제보한 한 독자는 노후 경유차를 가지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차를 몰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점점 심해지는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점점 더 경유차 주인을 비롯한 시민들만 죽일 놈을 만들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너무 화가 난다”고 해왔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날 ‘노후 경유차 완전 퇴출’을 거론하며 “노후 경유차 폐차, 친환경 차량 전환 등을 통해서 2021년까지 기존의 5등급 경유차를 60% 줄이는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점을 발표할 수는 없지만 일정 시점이 되면 노후 경유차가 완전히 퇴출되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못 하는 이유는 북한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북한은 중국의 ‘속국(屬國)’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정치적으로 종속돼 있다. 경제적 지원과 UN 대북제재 해제 등의 친북(親北) 행보를 잇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이를 의식해, 중국에 ‘미세먼지 항의’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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