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 칼럼] 취업자수에 집착한 정부…그러나 근로시간을 고려한 취업자는 사실상 줄었다
[박기성 칼럼] 취업자수에 집착한 정부…그러나 근로시간을 고려한 취업자는 사실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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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비정규직의 강압적 정규직화-근로시간 강제 단축 등이 불러온 참사
취업자 26만 3천명 증가는 정부주도 노인일자리가 대부분...30-40대 취업자는 24만 3천명 감소
'주 36시간 이상 근로' 취업자 44만 3천명 감소...반면 '주 36시간 이하' 취업자 75만 천명 증가
이 중 1-17시간 취업자 증가 31만 4천명 달해...'민간' 비농림어업 취업자 10만 8천명 감소
박기성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기성 객원 칼럼니스트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올 2월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26만3000명 늘었다는 통계청의 13일 발표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3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20만명대로 회복된 점은 다행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부의 발표는 피부로 느끼는 노동시장 현실과 너무 달라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정부가 세금으로 노인들에게 청소년 선도, 노인 돌보기 같은 일을 하루 2-3시간씩 하고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받는 파트타임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60세 이상 취업자가 39만7000명 증가했다. 청년들에게는 한두 달짜리 국립대 강의실 전등 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침대 라돈 측정, 버스정류장에서 법원까지 안내 하기 등과 같은 억지 일자리를 제공해서 20대 취업자가 3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에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는 24만3000명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정부 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3만7000명이나 늘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고 공무원이 1만7천명 늘었다. 그리고 50-60대가 은퇴 후 귀농•귀촌했을 뿐만 아니라 취업이 안된 청년들도 귀향해 무급가족종사자가 됨으로써 농림어업 취업자가 11만7000명 증가했다. 이 세 산업에서 37만1000명이 증가했으므로 이들을 제외한 순수한 민간 비농림어업 부문 취업자는 10만8천명이 감소한 것이다.

근로시간대별 취업자 증감을 들여다 보면 노동시장의 현실에 더 근접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년동안 주 1-17시간 일한 취업자와 18-35시간 일한 자는 각각 31만4000명와 43만7000명씩 증가한 반면에 36시간 이상 일한 자는 44만3000명 감소했다. 위의 통계들은 1-17시간 일한 자도 36시간 이상 일한 자도 취업자 1명으로 동일하게 취급하여 나온 것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파트타임 일자리를 마구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주 9시간 일한 자와 주 36시간 이상 일한 자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 정부가 근로시간이라는 취업의 질을 외면하고 취업의 양에 집착한 나머지 사실상의 분식 통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책의 성과를 질적으로 평가한다면 주 9시간 일자리를 주 36시간 일자리의 4분의 1로 보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1-17시간 일한 자는 그 평균인 9시간 일한 자로, 18-35시간 일한 자는 27시간 일한 자로 간주하면 전자는 4명, 후자는 3분의 4명이 각각 36시간 이상 일한 자와 동일하게 된다. 그리고 일시휴직자는 36시간 일한 자로 간주하자. 이런 식으로 근로시간을 고려하여 취업자수를 환산하면, 2019년 2월은

1,663,000명 × 0.25 + 3,112,0000명 × 0.75 + 21,095,000명 + 476,000명 = 24,320,750명

이 되고, 2018년 2월은

1,349,000명 × 0.25 + 2,675,000명 × 0.75 + 21,538,000명 + 521,000명 = 24,402,500명

이 된다. 그러므로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으로는 1년 동안 사실상 8만1,750명이 감소한 것이다. 15세이상 인구가 2018년 2월 44,093,000명이고 2019년 2월 44,382,000명이므로 이 인구에서 환산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도 2018년 2월 55.3%에서 2019년 2월 54.8%로 0.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면서 출범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다. 일자리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성장하면 파생적으로 생기는 결과 변수이지 목표 변수가 아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강압적인 정규직화, 법에 의한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없었다면 이런 참담한 성적표를 손에 쥐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집행했고 올해도 23조원을 투입하면서 온갖 기발한 종류의 파트타임 단기 공공 일자리를 무리하게 만들어 통계를 분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생산물 시장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 시장을 경쟁에 맡겨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박기성 객원 칼럼니스트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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