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나경원 외신 인용한 '文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엔 "날 대변인이라 하지"

(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표현을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인용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두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한국당의 방미(訪美) 북핵외교 탓으로 돌려 한국당과 공개 입씨름을 벌이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정인 특보는 앞서 1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명사 초청 공직자 평화통일전문가 특강'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나를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문 대통령을 대변인이라고 하나. 그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당일 강연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미국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과 만났을 당시 '종전선언은 안 된다, 평화선언은 안 된다'고 계속 얘기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것들이 워싱턴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분위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특보가 '남탓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며 "북한의 가짜비핵화 꼼수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건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정권이 사실상 국민을 북한과 함께 속인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강하게 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데 문 특보가 어제 저희 방미에 그(회담 결렬) 책임을 돌렸다"며 "제가 이야기한 '비핵화 전에 종전선언하면 안 된다' '제재완화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틀린 말인가. 저희 당이 말한 '3 NO'와 '3 YES'의 원칙에 대해 문 특보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정권은 '비핵화 없이도 대북제재 해제해주고 종전선언 해줘도 괜찮다'는 말이냐"고 추궁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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