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노 딜' 브렉시트 반대 결정 내리자 "내일 연기 여부 표결"

영국 의회 [연합뉴스 제공]
영국 의회 [연합뉴스 제공]

영국 하원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합의안을 두번째로 부결시킨데 이어, 13일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에 테리사 메이 총리는 최종적으로 오는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통과 여부를 보고 연기 기간을 결정하도록 의회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원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노 딜' 브렉시트 관련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이날 하원은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4표 차로 통과시켰다.

이 수정안은 "하원은 어떤 경우에도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이다.

하원은 메이 총리가 제출한 '노 딜' 브렉시트 반대 결의안 역시 찬성 321표, 반대 278표로 43표 차 가결했다.

당초 메이 총리의 결의안은 '의회는 오는 29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영국과 EU가 합의안을 비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노 딜' 브렉시트를 '법률적 디폴트'(legal default)로 설정한다'는 다소 상반된 내용을 포함했다.

하원은 그러나 메이 총리의 결의안에 앞서 이미 스펠맨·드로미 의원의 수정안이 먼저 통과되자 메이 총리의 결의안을 의회가 어떤 경우에도 '노 딜' 브렉시트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같은 내용으로 수정한 채 상정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당초 자유투표를 허용키로 했던 것과 달리 자신의 결의안에 반대할 것을 지시했지만 오히려 더 큰 표차로 패배를 기록했다.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른바 정치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에 메이 총리가 표결 직후 성명에서 "'노 딜' 브렉시트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거나 브렉시트를 취소해야만 피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 유지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이에 노동당 등 야당에서 야유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곧바로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만큼 예고한 대로 다음 날인 14일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 연기 여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과 EU 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경우 브렉시트를 짧은 기간, 기술적으로 연기하겠지만,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더 길게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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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메이는 '오는 20일을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데드라인으로 정한다. 만약 합의안이 그때까지 통과되면 정부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한다.

만약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이보다 오래 연기해야 하며, 이 경우 (5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AFP 통신은 이를 메이 총리가 오는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제3 승인투표 개최 의사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하원에서 전 부총리였던 데미언 그린 보수당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은 찬성 167표, 반대 374표로 210표 차로 부결됐다.

이른바 '몰트하우스 절충안'을 토대로 한 이 수정안은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29일에서 5월 22일로 연기하는 한편, 영국과 EU가 '상호 협정'을 체결해 오는 2021년까지 모든 것을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 내용을 담았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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