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대표 지지 국민은 극우"라는 황당한 궤변
자신들과 견해 다르면 걸핏하면 낙인 찍기
의식적 악용인가, 무식의 소치인가

친(親)문재인 정권 성향의 좌파세력 일각에서 자신들과 견해가 다른 개인이나 집단을 '극우' 운운하며 낙인을 찍으려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또 나타났다.

언론노조의 전신인 언론노조연맹이 만든 좌파 성향 미디어비평 매체인 미디어오늘은 29일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과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의 행태를 비판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의 이날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정규재, 동아·중앙 논설 겨냥 “탄핵에 촐랑대던 기레기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디어오늘은 이 기사에서 "극보수 성향의 언론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이사 사장 겸 주필(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동아일보·중앙일보 논설·주필들을 맹비난했다"며 "두 칼럼 모두 문재인 정부를 비판·비난하는 논조인데 정 사장은 “촐랑대며 탄핵에 앞장서던 기레기들에게 벌써 배신의 계절이 왔느냐”며 비아냥댔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이어 “정 사장은 지난해 1월 탄핵 국면에서 전직 대통령 박근혜를 단독 인터뷰하는 등 극우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자유우파 성향의 국민을 '극우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정 대표를 지지, 성원하는 다수의 불특정 국민을 '극우세력'이라고 매도하면서 정 대표에 대해서는 '극보수 성향의 언론인'이란 표현을 쓴 것도 눈에 띈다.

한국의 일부 친북 수구좌파세력이 자유와 시장,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극우'라고 낙인찍는 것은 상투적 수법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맞서는 사회적 움직임을 견제하고 무력화시키려는 악의적인 정치공학적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혹은 이념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극우’나 '극좌' 등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무심코 사용할 수도 있다. 혹시 후자라면 앞으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이념적 용어에 대한 개념정리를 해보았다.

극우와 극좌

극우의 등장. 사회주의세력을 제압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는 세력들 가운데 파시스트(나치)세력이 등장하며 그들이 극우파로 불리었다. 그들은 반사회주의적인 동시에 반민주적인 극단적 노선을 취하고 있었으며, 사회주의 세력과의 투쟁에 있어서 불법적 폭력행사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을 주저 없이 사용했다. (이어 나치는 민족우월주의에 빠져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로 사회주의세력들이 그들을 우익과 동류의 세력으로 몰아붙이려는 선전 전술적 고려에서 그들을 ‘극우세력’이라 불렀고, 점차 그것이 일반화되었다.
이같이 볼 때 반공의식이 강한 것=극우로 이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반공의식이 아무리 강해도 좌익세력에게 불법적 폭력행사를 하는 등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 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우익일 따름이지 결코 극우는 아니다.
오늘날에 와서는 좌익, 혁명적 좌익세력은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세력에게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극우’라는 딱지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반공입장이 강한 사람들이라 해도 민주적이고 비폭력적 수단을 고수해도 좌익세력과 일부 언론기관에 의해 ‘극우’로 자주 호칭되고 있는 바, 이는 좌익들의 그러한 전통과 용어전술에 따른 것이다.

극좌파라는 호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비공산 사회에서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하는 집단들 가운데 테러와 무장 게릴라 등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세력들이 등장하면서 널리 사용되었다. 투쟁에 있어서 노동자 파업이나 군중시위 등 비교적 비폭력적이고 불법성이 약한 수단을 사용하는 사회주의 세력과 그들을 구별하기 위해 극좌파라는 호칭이 동원된 것이다. (양동안 '사상과 언어')

극우는 민족, 극좌는 계급을 중요시하는 차이가 있지만 극우와 극좌는 전체주의적 성격과 폭력 옹호라는 공통점이 있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극우를 대표한다면 스탈린의 소련, 마오쩌둥의 중국, 김일성 3대 세습 왕조의 북한은 극좌를 대표한다. 한국의 현실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폭력도 서슴지 않는 극좌적 행태를 보이는 집단은 적지 않지만 노골적인 폭력을 옹호하는 '극우'는 극히 드물다. 좌파세력이 주도하는 집회나 시위에는 폭력이 난무하지만 우파 성향 국민이 대거 참여한 '태극기 집회'의 경우 조직적인 폭력행위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차이를 보여준다.

한편, 미디어오늘이 어디까지 ‘극우’라고 정의하는지 궁금해 이 매체의 보도 내용 중 일부를 병기한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걸핏하면 '극우'란 용어를 남발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미디어오늘이 주장한 이런 사례들이 '극우'라면 미디어오늘에 대해서는 다른 수식어를 뺀 '좌파 매체'라고 불러주는 것도 지나치게 '과분한 대접'일지 모른다.

▲TV조선과 채널A의 추운 겨울(17.2.23)
-TV조선은 주 시청 층인 극우보수성향의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우파 언론인들 “조선일보·KBS 불공정성, 박근혜 탄핵 촉발”(17.4.12)
-문화계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박근혜 정권 수명을 단축시켰음에도 극우 진영을 대표하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여전히 문화계를 이념적으로 구분하고 편향성을 운운했다.

▲[김종철 칼럼]조선일보, 문재인 정상외교에 재 뿌리다(17.7.10)
-많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매체들이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극우보수언론, 그 중에서도 특히 ‘조선’이라는 이름을 함께 쓰고 있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은 문재인의 정상외교에 재를 뿌리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전원책은 7월 1일 앵커 자리에 앉은 이래 ‘조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극우보수의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장겸 대동단결' 독배 들이킨 극우-보수 진영(17.9.3)
-MBC는 이미 극우들이 가장 사랑하는 방송사이며 자칭 ‘애국 시민’들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보루다...극우·보수세력이 김 사장으로 결집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1119호 사설]국정원 ‘광고공작’, 언론책임도 크다(17.09.27)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뒤인 2010년 11~12월에도 보수단체를 통해 조선·중앙·동아·국민·문화일보에 시국광고를 게재했다. 말이 의견·시국광고이지 당시 게재된 광고를 보면 특정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비방하거나 시국현안에 대한 극우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고대영 버티는 KBS, 뉴스신뢰도 최저기록 갈아치웠다(17.12.26)
-MBC 뉴스신뢰도는 지난 10월 조사결과인 6.4%에 비해 오차범위 내 하락한 5.6%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껏 MBC의 낮은 신뢰도를 지탱해왔던 극우보수층이 지난 7일 최승호 사장 임명 이후 이탈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미디어오늘에 ‘극우’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234건의 결과가 나온다. 반면 ‘극좌’의 검색 결과는 4건에 불과하다.(2018.1.30. 기준)

살펴보면, 미디어오늘은 자신들과는 반대되는 이념ㆍ사상을 옹호하면 일단 ‘잘못됐다’고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극우’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은 정 사장이 "극우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정 사장과 PenN에 뜨거운 성원과 지지를 보내는 국내외의 수많은 한국인은 지극히 건전하고 상식적인 세계관을 갖고 성실히 살아가는 생활인들이다. 또 PenN에 객원 칼럼니스트로 참여하고 있는 30명 가까운 사회 각계 인사들은 그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지식인들이다. 미디어오늘 식으로 걸핏하면 '극우 딱지'를 남발하는 것은 이 매체의 근본적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한다.

이번 기사를 쓴 김도연 기자는 2017년 8월 18일 <‘극우의 마지막 전사’ 방문진, 독한 투쟁이 필요한 이유>라는 기자수첩에서 “나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극우들의 놀이터’라고 부른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또한 “2012년부터 5년 동안(현재 방문진을 출입하는 기자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지켜본 결과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강변했다. 김 기자는 어설픈 좌파적 의식과잉에 빠지기 전에 이념과 관련된 용어에 대한 기본적 공부부터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오늘은 언론노조연맹이 1989년 1월 17일 창간한 '언론노보'가 1995년 지금의 '미디어 오늘'로 제호를 변경하여 재창간했다. 미디어오늘은 '뉴스의 이면, 팩트 너머의 진실'을 표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도 행태를 보면 노골적인 좌편향 매체의 하나라는 평가가 많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좌익과 우익에 대한 개념도 덧붙인다.

좌익과 우익이라는 용어가 정치세력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혁명 초기부터다.
우익은 정치체제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 좌익은 정치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을 칭한다.
당시에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아 두 대표집단을 부르는 적당한 명칭이 없어 좌석 배치에 따라 우익ㆍ좌익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이다.
초창기 우익은 입헌군주제 옹호(보수주의)였고, 좌익은 민주공화제 옹호(자유주의)였다. 그러나 왕을 단두대에서 처형한 뒤 입헌군주제 옹호파가 몰락하고 기존의 우익은 사라졌다. 그러자 원래 좌익이었던 민주공화제를 옹호하는 자유주의 세력 내에서 분화가 이루어져 보다 온건한 세력이 우익이 되고, 보다 과격한 세력이 좌익이 되었다.
19세기 후반 이후에는 사회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좌익세력, 즉 과격세력은 사회주의 세력을 의미하게 됐다.
미국의 경우 사상 스펙트럼에서 우익(고전적 자유주의세력: 보수주의세력, conservatives)과 중도세력(수정 자유주세력: 자유주의세력, liberals)이 압도적으로 크고, 좌익이 미미해서 주요 정치세력을 호칭함에 있어서 좌ㆍ우익으로 호칭하기가 부적절했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에서는 좌ㆍ우 대명사적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보수주의 세력(conservatives)과 자유주의세력(liberals)이라는 명사적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한국에서는 liberals를 ‘진보세력’으로 번역했지만, 이는 실상, 자유주의가 만연한 오늘, 진보=자유주의로 번역하는 것은 큰 오역이다.

좌익=진보, 우익=보수 라는 호칭은 부당하다. 현대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우익노선은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다. 즉 사회주의에 반대하면서 변화지향적인 우익세력들을 보수세력으로 호칭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현상유지를 바라거나 변화에 소극적인 노선을 취한다는 의미를 가진 보수세려이라는 호칭은 그들의 변화추구노선과 정면으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좌익=진보, 우익=보수라는 호칭도 부당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모든 변화 추구세력을 무조건 좌익으로 호칭하고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모든 세력을 우익으로 호칭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예를 들어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사회로의 급속한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을 단지 급속한 변화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좌익이라고 부를 수 없다. 또한 사회주의국가에서 사회주의체제를 수호하려는 세력은 변화에 거부적이기 때문에 보수적이지만 우익이라고 호칭할 수는 없다.
‘좌익’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진보’가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좌익과 진보를 동일시하며 호환적으로 호칭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세계사ㆍ현대사적 흐름에 기반한 좌익의 의미 = 사회주의 노선.
진보의 의미 = ‘사물의 상황이 보다 좋은 상태로 변화하는 것’

좌경화와 우경화라는 단어...사회주의 쪽으로 기울어지면 좌경화된 것, 자본주의 쪽으로 기울어지면 우경화된 것이다.
사회주의라는 상표를 표면에 내세우지 않을 뿐 내용 면에서는 완전히 사회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자들은 좌익세력으로 불러야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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