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對北제재위원회 “北, 140여회 유류 불법환적-韓기업 北석탄 거래 연루”...연례보고서 공개
유엔 對北제재위원회 “北, 140여회 유류 불법환적-韓기업 北석탄 거래 연루”...연례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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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위, 文대통령-김정은 '평양 벤츠' 연식-제원 정보 靑경호처에 요구
"김정은의 벤츠, 렉서스, 롤스로이스 모두 對北제재 위반 품목"
“文정부, 개성연락사무소 유류 반출 적법 절차 지키지 않았다”
"영변 핵시설, 2015년 이래 가동 중...폐연료봉 인출 가능"
"北, 이란·시리아에 무기 판매"
유엔 대북제재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온전'(remain intact)하며 북한이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금수품목을 불법거래하는 등 제재위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연하합뉴스).
유엔 대북제재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온전'(remain intact)하며 북한이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금수품목을 불법거래하는 등 제재위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대북제재 연례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이 선박들을 동원해 140여 차례 정제유 제품을 불법 거래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는 지난해 개성연락 사무소 유류 반입에 대해 적법한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한국기업들이 북한산 석탄 거래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여전히 영변 핵시설을 가동 중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제유와 석탄에 대한 불법 선박 간 환적을 크게 늘리면서 계속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은 특히 지난 6월 2일부터 8월 9일까지 66일 동안 공해상에서 적발된 북한 선박들의 구체적 환적 장면과 다른 나라 선박들의 제재 위반 사례들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이 기간 동안 포착된 북한 선박은 지성 6호, 명류 1호, 안산 1호, 유평 5호, 삼정 2호, 남산 8호 등이었다. 이들은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깃발 등을 달았던 타국 선박들과 맞닿은 상태로 유류 제품을 옮겨 실었다.

보고서는 공해상에서 거래된 석유제품이 북한에 유입되는 창구로 남포항을 꼽았다. 북한은 바다에 떠 있는 선박으로부터 남포항의 수입 터미널로 연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수중송유관을 사용하는 등 국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더욱 복잡한 해상 환적 수법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 패널은 미국 측이 포착한 북한 유조선들의 움직임도 공개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 18일 사이 총 148차례 북한 항구에 기항 흔적을 남긴 북한 선박들의 이름을 적시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 선박들의 유류 탱크가 33%와 50% 그리고 90% 찼을 때의 경우의 수를 계산해 지난해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최소 83만 배럴에서 최대 227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재 북한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제유가 연간 5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치와 최대치 모두 유엔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된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대북 유류 반입량이 허용치를 초과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지난해 9월 이후 선박 간 환적 빈도가 증가하고 한 차례에 573만 달러어치 즉 5만 7천 배럴이 환적된 증거를 입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전문가 패널이 북한이 지난해 상한선을 넘겼다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문가 패널은 한국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유류를 반입하면서 적법한 보고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8월 한국정부에 서한을 보내 한국이 개성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해 석유와 경유 제품을 북한에 반출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질의했고, 한국정부로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남북 협력 사업에 사용된 총 33만 8737kg의 석유 제품 중 4039kg이 사용되지 않아 한국 영토로 돌아왔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적시했다.

이어 전문가패널은 북한 영토로 반출된 정제유는 어떤 경우에도 보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즉 유엔 대북결의 2397호와 정제유 관련 규정은 회원국이 북한에 대한 정제유 이전과 관련해 정제유의 ‘소유’가 아닌 정제유가 옮겨진 ‘영토’를 제재위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시적 또는 영구적 반출을 구분하지 않고, 해당 품목이 반출 이후 누구의 통제 아래 놓이는지도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산 석탄이 공해상에서 환적된 사실도 공개하면서 “이 같은 불법 (석탄) 운송은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 인근 해역인 통킹 만에서 파나마, 토고, 코모로스 등의 깃발을 단 선박들이 북한 남포에서 실린 석탄을 공해상에서 옮겨 싣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첨부하면서 북한선박이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상태로 직접 석탄을 운반한 사례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 한국기업들이 2017년에 이어 또다시 북한산 석탄 거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남포에서 석탄 2만 5500톤을 실은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약 한 달 뒤 인도네시아 근해에서 발견돼 억류됐다.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299만 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러시아의 선박으로 환적하려 했다는 내용의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한국 고양시 소재의 기업인 에너맥스가 환적된 석탄의 최종 목적지이자 수령인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의 핵을 비롯한 각종 무기 관련 움직임도 자세하게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는 2015년 12월부터 가동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1개의 유엔 회원국을 인용해 해당 원자로가 지난해 2월, 3월, 4월 중 며칠 동안 운영을 멈췄지만 이는 시설 유지를 위한 활동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9월, 10월 약 2개월 간 원자로 운영이 중단됐는데 이 때 폐연료봉 인출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사화학용 실험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시설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지난해 4월 27일과 5월 8일 사이에 연기와 함께 석탄의 양이 변하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 내 우라늄 농축 공장과 채굴 광산을 지속해서 감시 중이라며 우라늄 농축 시설 가능성이 있는 '강선'에선 대형 트럭의 주기적인 움직임 외에 중대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우라늄 광산이 있는 '평산'에서는 지난해 토사 더미를 치우는 장면이 목격돼 우라늄 채광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은 특히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위해 은밀하게 원심분리기를 구매한 아시아의 단체(기업)나 기업들에 대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지속해서 탄도 미사일을 조립, 보관, 실험한 장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온 증거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이 민간 공장과 비군사 시설을 탄도미사일 조립과 발사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조립됐던 평성의 3월 16일 자동차공장을 예로 제시했다. 또한 북한은 지난 2017년 7월 4일에는 방현 항공기 제조공장에서, 같은 해 7월 28일에는 자강도 무평리에서 각각 화성 14형을 발사했다. 이어 같은해 8월 29일과 9월 15일에는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각각 화성 12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북한이 ICBM 기지를 북쪽 국경 인근에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은 사실도 명시했다.

보고서는 1개 유엔 회원국의 정보를 토대로 이란과 시리아가 북한의 무기 판매에 있어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제재 대상 기관이자 한때 북한의 해외 무기 거래 통로로 알려졌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가 여전히 이들 나라들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북한의 무기 전문가들은 시리아에 상주했다는 사실을 명시하면서 이들의 실명과 여권 정보 등도 첨부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사이버 공격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금융제재를 회피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김정은의 고급 승용차였다. 보고서는 작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함께 카 퍼레이드를 한 벤츠 리무진은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이라고 밝혔다. 이 벤츠 리무진은 작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베이징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탔던 벤츠와 동일한 차량이다. 전문가 패널은 차량 생산과 판매 추적을 위해 차량 고유 번호를 확인해달라고 싱가포르와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북측에 서한을 보내 관련 정보를 요청했지만 북한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고 제재위에 보고했다.

김정은의 렉서스 LX570도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백두산 천지를 방문할 때 이용한 차량이다. 이 차량에 대해 제조사인 도요타 측은 "해당 차량은 2012년 1월부터 2015년 7월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라며 "'백채널(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북측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목격된 롤스로이스 팬텀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롤스로이스 측은 해당 차량은 2012년 7월에서 2017년 2월 사이에 '굿우드' 공장에서 생산된 7세대 팬텀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활동 중인 전문가 패널은 북한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대북제재 불이행 사례조사와 제재 조치 이행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3월 연례보고서를 공개해 온 전문가 패널은 2017년부터 중간보고서를 추가해 1년에 두 차례 보고서를 발행한다. 전문가 패널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파견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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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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