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부총리, 중의원 답변에서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이나 비자발급 정지 검토"
아소 부총리, 과거 총리와 자민당 총재 지낸 중량급 정치인이어서 파장 주목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연합뉴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연합뉴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징용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의 자산압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구체적인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그는 보복 조치의 예로 송금과 비자발급 정지를 거론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소 부총리는 2008년 9월부터 1년간 일본 총리와 자민당 총재를 지냈고 현재 아베 신조 내각에서 아베 총리에 이어 서열 2위인 중량급 정치인이어서 그의 발언은 주목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이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한국의 징용피해 소송에서 배상 명령을 받은 일본 기업의 자산압류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과 비자발급을 정지하는 등 여러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현재 그렇게 되기 전 단계에서 협상하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돼 (일본 기업에) 실제 피해가 더 생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가 예시한 송금과 비자 발급 정지는 지금까지 일본 언론에 보도된 내용보다 강도가 한층 높은 보복조치다. 앞서 일본 지지통신은 한국인 징용피해자 소송의 원고 측이 일본 피고 기업의 한국 내 압류자산을 매각하면 일본 정부가 관세 인상과 일부 일본 제품 공급 중단 등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한 바 있다.

이르면 3월 중순부터 일제강점기 시절 소위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지난 1월 법원 압류 조치를 취한 일본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현금화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정부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 측의 외교적 협의 제안에 대해 한국이 명확한 답변도 내놓지 않은 채 한국 내 일본 측 자산에 대한 매각 조치가 이뤄질 경우 과거사에 대한 일본 강경 우파 진영의 반발이나 외교 공세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고, 실질적인 조치로는 경제·통상 분야의 보복조치도 거론됐다.

이와 함께 일본이 한국 구축함의 레이더 조사(照射·비춤) 여부에 대해 국제적 검증을 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일각에선 급진좌파 성향이 짙은 문재인 정부가 반일(反日) 정책을 정치적으로 활용해 북핵문제에서 한미일 공조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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