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2019 예산 시행 2개월만에 IMF로부터 추경 권고 받은 한국경제
"한국 경제, 역풍에 직면...리스크는 하방으로 향하고 있다"
"GDP 0.5% 이상 규모로 추경편성해야 2.6~2.7% 성장 가능"
홍남기 “IMF 권고에 추경 검토…미세먼지 추경에 포함할 수 있다”

IMF 연례협회 결과 발표하는 한국 미션단장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연례협의 미션단장(가운데) 등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IMF 연례협회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성공키겠다며 올해 예산을 사상최대 규모인 470조 5000억으로 편성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대로는 한국경제 성장률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대규모 추가경정예산편성을 주문했다. IMF는 통화정책은 명확한 완화기조로 운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IMF의 시각이다.

IMF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 정부의와 정책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IMF는 "한국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정책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재정정책은 상당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더 확장적일 필요가 있고, 통화정책은 명확히 완화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를 포함한 구조개혁을 꾸준히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Tarhan Feyzioglu) 단장을 대표로 한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거시 경제 관련 정부 당국과 정책협의를 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한국 경제는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하고 있으며 리스크는 하방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성장은 투자 및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고 고용창출은 부진하다"고 했다. 이어 "가계부채비율은 높고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은 감소해 왔다. 부정적인 인구변화와 생산성 증가 둔화가 향후 전망을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에 대해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GDP(국내총생산) 0.5%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추경예산 편성이 뒷받침된다면 정부가 제시한 2.6~2.7%의 경제성장률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명확하게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에 대해 "금리변동이 필요한지는 한은이 더 자세히 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금리인하가 된다 하더라도 문제가 될 정도의 심각한 자본유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이 금리인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IMF 협의단의 판단이다.

IMF는 노동시장의 유연 안전성(flexicurity) 강화 등 구조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장기 포용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정책은 중기적으로 확장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고용보호 법률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사회안전망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r Market Policies)을 더 강화해 유연 안전성(flexicurity)이 노동시장 정책의 근간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호를 완화하여 상품시장 규제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12일 세종시 반곡동 국책연구단지 연구지원동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8개 국책연구기관장과 간담회를 갖고 "어제(12일) IMF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IMF가 GDP 0.5%에 해당되는 확장적 재정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추경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추경이 도래한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 들어가서 추경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규모 및 시기에 대해서는 "(상세한) 검토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언급을 피했다.

국책연구원장들과 경제쟁책 논의하러 온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서 연구원장들을 만나 최근 경제상황을 설명하며 경제 침체를 돌파할 고견을 부탁하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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