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가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냐 이런 발언 하는 것...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 안돼"
"저런 의식과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자기들이 정권 뺏긴 이유를 아직도 모르고 세계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아"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저렇게 품위가 없고, 역사의식이 없고, 윤리의식이 없는데...한국당 어떻게 끌고 가겠나"
이 대표가 언급한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는 지난 1988년 12월 30일 위헌을 이유로 폐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을 두고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는 12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가진 긴급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냐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당에서는 즉각 법률적인 검토를 해서 윤리위에 회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가) 오늘 발언에서 좌파정권이라는 것을 입에 달고 있다"며 "그야말로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 좌파라는 개념이 뭔지도 모르고 자기들이 싫으면 다 좌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저런 의식과 저런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제 저 사람들이 집권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정말로 합리적인 보수가 나와야 한 기둥이 돼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저런 정도의 의식과 인식을 가지고는 국민 동의를 못 받을 것"이라며 "자기들이 정권을 뺏긴 이유를 아직도 모르고 세계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저렇게 품위가 없고 역사의식이 없고 윤리의식이 없는데 한국당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앉아있을 수가 없는 발언을 들으면서 분노도 생기고 답답하기도 했다. 의원 여러분이 저보다 더 분개하고 그러시는 것 봤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충분히 소통하면서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을, 우리 국민이 촛불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그렇게 탄생한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가장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데 대해 저희가 명확히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모욕 발언을 금지한 국회법 146조에 의거해 오늘 발언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의원은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라며 "정권 교체에 대한 불복이기도 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박주민 최고위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남은 20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고, 설훈 최고위원은 "태극기 부대 수준의 망언"이라는 발언으로 태극기 시민들을 모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가 언급한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는 지난 1988년 12월 30일 위헌을 이유로 폐지됐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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