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에 대한 미국의 정의는 포괄적...모든 차원의 핵연료 주기·핵무기 프로그램 제거해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상황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에 완전히 전념해야 밝은 미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건 대표는 “미국은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를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31일 미 스탠퍼드 대학 연설에서 '단계적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비건 대표조차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이어 '빅딜'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핵 정책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에는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제거가 포함된다”며 “북한의 핵무기 위협만 제거하고 생화학무기의 존재를 계속 옹호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대북제재 해제 요건으로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의 제거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처음부터 매우 분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거듭 밝혔듯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검증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도달할 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달성하기를 원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인위적인 시간표를 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미국은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도록 계속 밀고 나갈 것이며 압박은 미국이 아닌 북한 쪽에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건 대표는 미국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점을 매우 명확히 해왔고 미국 정부는 이런 입장에 완전히 단결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완전한 해법(total solution)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모든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일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제안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전체에 부과된 모든 경제적 압박을 해제하는 입장에서 서기 때문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사실상 북한의 WMD 프로그램 개발을 보조하게 되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북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4개 항목은 모두 연결돼 있고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어떤 것도 합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이런 협상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고 그렇다고 양측이 신뢰 구축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정책의 근간이 되는 것은 비핵화”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목표 달성을 계속 시도할 준비가 돼 있고 외교의 문도 열려 있지만 현재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이견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차원의 핵연료 주기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영변에 대한 미국의 정의는 꽤 포괄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변과 같은 시설은 미국이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를 받아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미북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정의에 합의해야 하며 신고가 완료되기 전에 북한은 일부 비핵화 조치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보내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하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성급한 결론을 내리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빨리 움직일수록 밝은 미래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프로그램 제거에 완전히 전념해야 최종 지점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교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이 스스로를 완전히 전념하기만 하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3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현재 발표할 일정이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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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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