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낯뜨거운 이야기 안 듣게 해달라"는 나 원내대표 발언에 발끈
與 홍영표 원내대표 등 "사과하라" 주장...이철희 의원, 삿대질-욕설 등 난동 가까운 방해
민주당 한 의원 "개‧돼지 연설 들으러 온 것 아니다"라는 상식 밖의 '막말'
문희상 국회의장의 '편파 진행' 역시 보는 이들 눈살 찌푸리게 해
나 원내대표 향해 "이게 아무 발언이나 막 하는 게 아니다. 품격있게 해야 한다" 주장
나 원내대표 "저는 원내대표 연설을 끝마칠 때까지 자리 내려갈 생각 없습니다"라며 일축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과정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끄러운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2일 오전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에서 외신 보도를 인용해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외신 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왼쪽)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친 발언을 주고받으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외신 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왼쪽)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친 발언을 주고받으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발끈하며 광분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상으로 올라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따위 이야기를 하느냐. 즉시 사과하라"며 억지를 부렸고, 평소 민주주의를 그렇게나 강조하던 이철희 의원은 욕설과 함께 삿대질을 했다. 심지어 권성동 한국당 의원을 밀치는 '폭력'에 가까운 행동까지 감행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을 더 이상 못듣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기도 했다.

잠시 후 민주당 의원들은 아예 '조직적 방해'를 결심한듯 한 목소리로 "사과하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개‧돼지 연설 들으러 온 것 아니다"라는 상식 밖의 막말까지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개‧돼지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며 "기죽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독려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편파 진행' 역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희상 의장은 흥분한 민주당 의원들을 진정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나 원내대표에게 "발언을 중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또 "이게 아무 발언이나 막 하는 게 아니다. 품격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얘기는 들어줘야 한다"며 "참아요. 또 참아요"라고 나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을 면전에서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끝없는 방해에도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경청해주세요. 들어주세요.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문재인 정권을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라며 "저는 원내대표 연설을 끝마칠 때까지 이 자리를 내려갈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민주당 의원들의 난동에 가까운 연설 방해는 30분 넘게 계속되다 겨우 진정됐고, 나 원내대표는 연설을 계속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는 국회냐"며 "(야당의 주장에) 귀닫는 자세, 이런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민주당 의원들의 추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수석대변인이면 말이라도 잘 해야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말에 가장 기분 나빠할 인물은 북한 TV의 리춘희"라며 "부대변인쯤 혹은 A4 생산하는 제지회사 광고부장일 뿐. 이 정도 말로 국회를 난장판 만드는 여당의원들. 총선 공천 앞두고 애교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었다"고 지적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나오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나오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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