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사용시 기존과 같은 수준의 협력 유지할 수 없어"

미국이 독일의 5G 통신망 구축에 중국의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을 경우 정보협력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는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화웨이나 다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를 독일의 5G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은 미국이 독일과 기존과 같은 수준의 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8일 보냈다.

이처럼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 '화웨이 배제'를 명시적으로 경고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그동안 동맹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제품이 중국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배제할 것을 요청해왔다.

그리넬 대사는 서한에서 안전한 통신장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부를 포함해 국방 및 정보협력을 하는데 필수적이라면서 화웨이와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인 ZTE 같은 기업이 이런 협력의 기밀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넬 대사는 "중국 기업들은 자국 법령에 따라 아무런 민주적 견제 절차 없이 중국의 거대한 보안 기구를 지원하도록 강요당할 수 있다"면서 "그런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넬 대사는 또 화웨이가 해당 국가의 규제당국에 자사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를 허용하더라도 5G 장비는 잦은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복잡해서 '백도어'(인증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나 시스템 취약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독일과 정보협력은 지속하겠지만 독일이 5G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허용할 경우 현재와 같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 정보협력 수준을 격하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