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박 간 환적 통해 페트로늄 제품 수입 늘리고 석탄 수출 증가시켜”

북한이 불법 선박 간 환적 통해 페트로늄 제품의 수입을 늘리고 석탄의 수출을 증가시키면서 대북제재에 구멍을 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유엔 안보리 보고서를 미리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북한은 외국 금융기관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과 가상화폐 탈취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안보리의 전문가 패널은 이번 주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평양은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리비아, 수단의 후티 반군에 소형 무기와 다른 군사 시설들을 파는 등의 수법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북한은 후티 반군의 경우 시리아 무기 암매매상과 같은 외국인 중개상을 이용해 무기를 불법으로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대북제재의 이행과 효과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종합적인 평가 결과로 매년 두 차례 공개된다.

WSJ은 “유엔 보고서는 평양이 현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보고서를 인용해 ‘이러한 유반들은 최근의 유엔 제재들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은행들과 보험회사들은 증가하고 있는 선박 간 석탄 환적뿐만 아니라 수백만 달러 상당의 페트로늄 제품의 불법 선적 간 환적과 연관된 선박들에 대해 계속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시리아의 무기 밀매업자 등을 통해 예멘의 후티 반군과 리비아, 수단에 소형 화기를 불법 수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북 제재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북한의 핵 개발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미사일 관련 시설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켰으며, 민간 시설인 평양 순안국제공항도 그중 한 곳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자금 확보를 위해 외국 금융기관을 노린 사이버 공격과 가상화폐 탈취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18년 북한의 해커들이 칠레 은행을 해킹해 1천만 달러(약 113억원)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8월에는 북한 해커가 인도의 코스모스 은행에서 1천350만 달러(약 153억원)를 빼내 홍콩의 북한 관련 회사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불법 환적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리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30명 이상의 북한 은행 주재원이 상주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은행이 외국에 주재원을 두는 것은 유엔 제재에 따라 금지돼 있지만 몇몇 국가는 이들을 추방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북한 은행 주재원이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의 상업 자문역을 겸한다는 이유로 추방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외교관 신분과 대사관을 이용하는 것은 제재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패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현지 기업과 합작 법인을 만들거나 개인 기업을 만들어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국의 제재 강화가 의도치 않게 인도적 대북지원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대북지원을 위한 25건의 선적 요구 중 16건만 승인됐으며, 7건은 검토 중이며, 2건은 취소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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