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치평론가 "국내외적 어려움 처한 시진핑, 후 주석 지지세력 끌어안는 듯"

후하이펑 [연합뉴스 제공]
후하이펑 [연합뉴스 제공]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47) 리수이(麗水)시 당서기가 부부장(副部級·차관)급 공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 보쉰(博迅) 등은 11일 후하이펑이 부부장급 자리인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시 당 서기직에 기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시안시에서는 이미 후하이펑을 새로운 당서기로 맞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면서 "후하이펑은 산시성 지도부로부터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시안시의 당 서기직은 현재 비어있다. 후하이펑이 시안시 당서기를 맡으면 산시성 당위원회 상무위원직도 겸하게 된다.

시안시는 최근 친링산맥(秦嶺山脈) 북쪽 지역의 불법 호화별장 건설 등 부패 스캔들로 간부들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나서 불법 호화별장 건설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하이펑이 시안시 당 서기직을 제대로 수행하면 향후 부장(장관)급 자리를 거쳐 향후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진입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하이펑은 이미 작년 3월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맡는 리수이시 당서기 직을 맡으면서 대생 '궈얼다이(國二代)'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궈얼다이'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가족들 가운데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궈얼다이는 선조가 중국 해방전쟁에서 공을 세운 '훙얼다이'(紅二代)나 고관자녀를 의미하는 '관얼다이'(官二代)', 그리고 혁명원로의 자제인 태자당(太子黨)과 구분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낸 단어다.

후진타오의 외아들인 후하이펑은 베이팡 자오퉁대학(交通大学, 베이징 교통대의 전신)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어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EMBA)을 마치고 중국 최대 식품 국유기업인 중량집단에 들어갔다가 칭화대가 창업한 안전검사 설비업체 웨이스(衛視)로 옮겼다. 2003년 후 주석이 집권한 후 웨이스 총경리(사장)를 맡았고, 2013년 부친이 현직에서 물러난 뒤 자싱(嘉興)시 부서기로 가서 2017년 시장이 됐다.

중국의 역사학자 겸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후하이펑의 시안시 당서기 승진설에 대해 태자당 시진핑 주석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아 후 전 주석 지지세력을 끌어안으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장리판은 미·중 무역 전쟁, 중군의 경기 둔화 등을 거론하면서 "시 주석은 지금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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